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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Apr 09. 2020

유비쿼터스 News

글, 연출, 아나운서 겸 리포터_ 유연지 & 촬영 연지 엄마


안녕하세요? 유비쿼터스 뉴스의 유연지 아나운서 겸 리포터입니다.
그럼 뉴스의 시작으로 오늘 날짜와 기온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날짜는 2020년 4월 1일 수요일 기온은 영상 15도쯤이 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기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기사는 코로나 19입니다.
현재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고요. 백신이 개발되는 그날까지 코로나 예방수칙을 잘 지키셔서 더는 확진자가 늘지 않기를 바랍니다. 특히 마스크 잘 쓰고 다니시고 집에 돌아오면 바로 손을 씻으시고 되도록이면 외출을 삼가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두 번째 기사는 EBS 실시간 라이브 특강입니다.
코로나로 학교가 쉬고 있기에 교육부에서 실시하였습니다. 댓글 사용이 가능하고 댓글 수는 40으로 한정되며, 욕설 도박 따위를 사용하면 불량 회원으로 인식돼 댓글 작성이 금지됩니다. 연령은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고3까지 이용하며 휴대전화, PC는 물론 TV에서도 가능합니다.

오늘 보너스 기사는 다양한 형태의 약입니다.
손소독제가 이와 같은 모습으로 나오기도 하며, 학생분들이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매우 실용적일 것 같습니다. 만약 드시지 않도록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또 사마귀 제거제가 이와 같은 모습으로 나오며, 사마귀 부위가 아닌 피부에 닿으면 습진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니 부디 매니큐어로 착각해서 사고가 일어나는 걸 절대로 바라지 않으니 조심해서 사용하셔야겠습니다. 이상으로 유비쿼터스 뉴스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외출은 불가하고 방바닥을 뒹굴다가 심심했던지 뜬금없이 대본을 쓰고 뉴스 방송을 하겠다기에 촬영에 협조해 주었다. 그녀가 뉴스 방송을 시작하며 작성한 글을 한 줄씩 읊조리는 것을 들으며 나와 남편은 숨을 죽여 청취를 했다. 촬영이 종료되고 우리는 열렬히 환호하며 그녀의 어휘 구사력과 필력, 연출까지 쉬지도 않고 칭찬을 하며 그녀를 기쁘게 해 주었다. 우리의 계속된 칭찬에 그녀는 어깨를 한껏 치켜들고 다음날 방송할 아이템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침에 눈을 뜬 그녀는 EBS 라이브 특강이 끝나자마자 방송 대본을 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호기심이 발동해서 촬영 전에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고 그녀는 흔쾌히 승낙을 했다.


안녕하세요? 유비쿼터스 뉴스의 아나운서 겸 리포터 유연지입니다.
그럼 뉴스의 시작으로 날짜와 기온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날짜는 2020년 4월 2일 목요일 기온은 영상 16도쯤 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기사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기사입니다.
바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더해진 일상생활의 편리함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있습니다. 먼저 북엔드입니다. 책장의 축소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장에는 우리가 모르는 단점이 있는데요. 책이 많으면 꺼내기 불편함 것과 책이 적으면 지탱할 게 없어 책이 미끄러집니다. 그럼 책이 구겨지기 일쑤이죠. 하지만 북엔드는 다릅니다. 책장 사이에 놓으면 그 문제가 간단히 해결됩니다. 또 하나를 아래에 놓아 엇갈리게 놓으면 작은 미니 책장이 완성됩니다. 거기에 교과서나 공책을 넣으면 편리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미니 선풍기가 있습니다. 더운 여름 밖은 덥고 부채는 팔이 아픕니다. 그렇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들고 갈 수도 없는 판이지 말이죠. 하지만 이제는 미니 선풍기가 있으니 어디에서도 시원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시간 관계상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두 번째 기사는 싱그러운 봄입니다.
여러분 요즘 날씨가 따뜻하고 길가와 나무에는 꽃이 잔뜩 피었습니다. 그게 봄이 왔단 증거이죠. 하지만 어린이 여러분은 이러한 봄에 놀지 못하여 속상할 것입니다. 그건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요. 저도 어린이니까요. 원인은 바로 코로나 19입니다. 우리 확진자가 더는 늘지 않게 위생을 철저히 해서 우리의 싱그러운, 탐스러운 봄을 되찾읍시다.

보너스 기사는 시간, 자료 관계상 방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상으로 유비쿼터스 뉴스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함께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똑같이 놀랐다. 그녀가 사용하는 어휘 구사력에 놀랐고 문장력에 두 번 놀랐다. 첫 번째 기사를 청취한 나와 남편은 그녀의 뉴스 소재부터 사용한 어휘, 잘 짜인 문장, 연출, 방송 능력 등 모든 것에 경의를 표하였다. 가끔씩 우리를 놀라게 하는 그녀의 재능(도치맘)이 어릴 때부터 이어진 독서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논술을 해본 적은 없다.

토론을 해본 적도 없다.


그녀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그녀가 책을 읽고 나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읽기만 한다. 걔중에 아주 잘하는 것이 있다면 똑같은 책을 열 번 스무 번도 본다는 것이다. 나는 가끔 그녀의 그런 재능이 부럽다.


두 번째 촬영이 종료되자마자 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미리 대본을 봐서 그랬는지 방송이 두 번째여서 그랬는지 첫 방송처럼 호들갑스러운 호응을 해주지는 못했다. 그녀가 조금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여서 정신을 차리고 열렬히 호응을 해주었지만, 첫 방송 후에 느꼈을 짜릿함과는 결이 달랐을 것이다. 또 하루가 지나고 하루 종일 뒹굴던 그녀가 불현듯 생각났는지 오늘은 피곤하니 방송을 쉬어야겠다고 한다. 다음날은 주말이라 주말 방송도 없을 거라는 사전 예고가 있었다. 쩝쩝 아쉽다.


대망의 월요일,

나는 그녀가 글을 썼으면(엄마의 욕심) 하는 마음에 오늘 뉴스를 방송할 건지 물어보았다. 방송 소재가 있어서 오늘은 방송을 할 예정이라는 그녀의 대답이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대본을 다 쓰도록 기다리다가 촬영을 알리는 신호(책상을 손바닥으로 2번 내리친다)에 맞춰 촬영에 적극 협조하였다.


안녕하세요? 유비쿼터스 뉴스의 아나운서 겸 리포터 유연지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전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럼 뉴스의 시작으로 날짜와 기온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날짜는 2020년 4월 6일 기온은 영상 12도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뉴스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기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입니다.
여러분 새빨간 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소녀 여러분 모두 말괄량이 삐삐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유명한 삐삐를 만든 작가가 바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입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1907년 스웨덴에서 태어났습니다. 딸 카린에게 들려준 삐삐롱스타킹 이야기를 바탕으로 1945년 내 이름은 삐삐 롱 스타킹을 쓰며 작가의 길을 나섰습니다. 또 1958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산 상 스웨덴 한림원 금상, 유네스코 국제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평생에 걸쳐 100권이 넘는 작품을 썼으며 2002년 린드그렌이 세상을 떠나고 스웨덴 정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을 만들었으며, 그 상을 우리나라의 구름빵 작가 백희나 작가가 받았습니다.

다음 두 번째 기사는 실수로 만들어진 발명품입니다.
예로는 포스트잇이 있습니다. 원래는 엄청나게 강한 접착제를 만들려고 했는데, 실수로 엄청나게 약한 접착제를 만들어 종이에 붙여 포스트잇이 탄생했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감자칩이 있습니다. 감자를 구워주는 곳에서 감자를 너무 얇게 썰어서 감자칩이 탄생했습니다.

그럼 보너스 기사 시작하겠습니다. 보너스 기사는 첫 번째 나왔던 린드그렌이 쓴 삐삐 롱스타킹의 이름입니다. 여러분은 삐삐라고만 알고 계시겠지만 삐삐의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 테사 윈도 셰이드 맥 크렐 민트에 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입니다. 삐삐는 이름이 길어서 불편하다고 식인종의 왕인 삐삐의 아빠가 지어준 별명입니다. 나머지는 시간 관계상 생략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유비쿼터스 뉴스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함께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며칠 전 백희나 작가의 수상 소식을 인터넷 기사로 접하고 남편과 아이에게 소식을 전한 적이 있다. 어떤 상인지 궁금해하는 그녀에게 설명을 했더니 ‘엄마, 나 알아!’ 하며 삐삐 롱스타킹 책을 자랑스럽게 꺼내 들며 내게 보여 들었고 그녀의 글감으로 선정이 되었다. 독수리 타법으로 대본을 쓰고 방송을 하던 그녀의 뉴스는 애석하게도 3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품고 방송을 중단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타자를 치는 것이 힘들어.’

 

종이에 쓰는 건 어떠냐고(어떻게든 글쓰기를 유도하기 위한 엄마의 욕심 ) 물어보았는데 연필로 쓰는 건 더더욱 힘이 들어 이제 그만하겠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내 반응이 시원찮았나? 더 열렬히 반응했으면 계속 이어졌으려나?’


긁적긁적.

내일부턴 독수리 타법을 개선하기 위한 타자 게임(을 빙자한 연습)을 해보자고 얘기해봐야겠다. 그녀의 타법이 개선되어 글쓰기를 지속했으면 좋겠다.


‘엄마가 호들갑 떨 준비하고 기다릴께. 궁금하다 너의 다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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