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세대간 교류 지원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 대표 앨리슨
“개인의 고독과 고립은 국가적 위기...세대간 교류가 고령사회 해법”
-스코틀랜드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 앨리슨 클라이드 대표 인터뷰
-정부 차원의 고령사회 대책으로 설립된 기관
-세대간 교류 활동 교육, 네트워킹, 정책 수립 등 지원
“여러 세대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면 고령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노인은 경험과 지혜를, 청년은 에너지와 창의력을 갖고 있죠. 완벽한 조합 아닌가요.”
2019년 11월 15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한 교회에서 세대간 교류 활동가들의 정기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날 모임은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Generations Working Together)’ 주관으로 열렸습니다. 클라이드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 20여명은 서로 관련 정책과 정보, 노하우를 공유하며 앞으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필자도 초대를 받아 참여하였습니다. 대학 시절 옷을 주제로 기획했던 세대간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며 한명의 활동가로서 경험을 공유하였습니다.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는 세대간 교류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2007년 3월 스코틀랜드 정부가 발간한 ‘우리 모두의 미래: 인구 고령화 계획’ 보고서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보고서 제4장 ‘세대간 연계’에는 ‘서로 다른 연령층의 사람들이 존중을 바탕으로 교류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고 응집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해 10월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가 설립됐습니다.
스코틀랜드 정부가 일찌감치 사회적 고립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의 전략으로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죠.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돼 온 스코틀랜드에서 세대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들의 네트워킹을 만들고 정부 등의 재정 후원을 받아 교육, 정책 제안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지원,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날 정기 모임이 끝난 직후 클라이드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 2019년 11월 18일, 조선일보 미래탐험대 100의 일원으로서 인터뷰한 내용을 편집하였습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서로 단절된 현실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국민 개개인의 고독과 고립이 점점 더 심각해졌고, 정부는 이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려 합니다.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는 그런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세대간 교류에 집중하는 국가 차원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독창적 시도로, 다른 나라엔 이런 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부는 우리 기관을 후원하며 2019년의 경우 재정 지원을 늘렸습니다. 세대간 교류가 포함된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어 앞으로 이런 활동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곳곳에서 세대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과 단체를 지원하고 교육하며 자신감을 줍니다, 이런 단체가 지속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네트워킹과 교육이예요. 스코틀랜드 전역에 18개 네트워크를 주관하며 1년에 2~4번씩 정기 모임을 갖습니다. 각 지역 세대간 교류 프로그램 운영자들이 모여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동기부여를 얻도록 돕습니다.
또 정부 회의에 참석해서 정치인들과 행정가들을 설득해 재정을 확보합니다. 세대간 교류 프로젝트를 위한 경제적 지원을 넉넉하게 받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재정이 부족한 경우엔 여러 세대가 아니라 특정 세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업이 한정되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재정이 부족한 경우엔 여러 세대가 아니라 특정 세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업이 한정되기도 합니다. "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이전에 청년지원센터에서 일할 때의 일입니다. 마을 주민으로 보이시는 어머님께서 센터에 찾아와 여쭤보셨습니다. 요지는 우리들끼리 모임을 자주하는데 모임 장소가 부족하다. 이 공간을 쓸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청년센터의 이용 나이 제한은 나라에서 청년이라고 정한 만 19세에서 39세였습니다. 저는 규정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지만 마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왜 나이에 따라 이용 가능여부가 나뉘어야 하지? "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였겠지만 무언가..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입니다.
특정 세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재정 지원이 한정되는 것을 개선하기위해 노력한다는 제너레이션 투게더 대표의 이야기도 같은 문제를 느꼈기 때문 아닐까요?
물론입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마음의 문을 열고 생각을 바꾸는 일입니다. 돈이 많이 들지도 않습니다. 고령화에 직면한 많은 나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해법입니다.
젊은이와 노인은 각자가 가진 많은 능력과 자원을 공유하지 않고 있어요. 젊은이든 노인이든 세대간 교류를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고 또 공동체에 소속돼 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시타델 청소년 센터에 방문했을 때는 노인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명상, 보드게임, 요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했습니다. 시타델 청소년센터는 ‘제너레이션즈 워킹 투게더’ 네트워크에 속해 있습니다.
시타델 청소년센터에서 노인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모이는 이유는 6살부터 21살까지의 아이들에게 재밌고 새로운 경험과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입니다. 나이가 많은 친구로서 노인들이 청소년 센터에 방문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아래는 시타델 청소년 센터의 인스타그램에서 센터를 설명하는 한 문장입니다.
Offering local children and young people aged 6-21years opportunities for fun, meeting friends, trying new things and having new experiences.
/에든버러=김의현 탐험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