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날에도

행복하게 살기

by 엠버

5월 6일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그동안은 시험기간이라는 핑계로 브런치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시험도 2주정도만 열심히 준비했지, 글을 쓸 여유는 충분히 있었던 것 같은데 단지 무기력했던 것 같다.


요즘은 시험도 끝났고, 다시 여유로운 대학생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여유있는 시기에 미래를 위해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아직 마음 쏟을 곳을 찾지 못했다. 입학 전 설렘을 안고 가입했던 역사학회가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얼마 전 탈퇴를 한 이후로, 더 정체성 혼란을 겪는 중이다. 대학교 동아리에 대한 로망이 참 컸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가는 동아리가 없을 뿐더러, 동아리에 가입했다가 이런 일이 반복될까봐 섣불리 가입하지도 못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그냥 차라리 혼자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나는 중고등학교시절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공부했는데, 당시 좋아하고 잘 했던 기억이 있어 공부를 이어가보기로 했다. 이제 9일째 매일 공부를 하고 있는데, 조금씩이지만 자기계발에 투자하고있다는 생각에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


며칠 전엔 뮤지컬을 보러 다녀왔다. 초등학생 때 엄마랑 같이 어린이 뮤지컬을 봤던 것이 뮤지컬에 대한 마지막 기억인데 스스로 예매를 해서 다녀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날따라 갑자기 뮤지컬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예매 창을 뒤적거리던 중, '지킬앤하이드'라는 뮤지컬이 공연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나는 중학생때 학교에서 지킬앤하이드를 본 후로 한동안 그 뮤지컬에 푹 빠져있었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다시 보고싶어졌다. 예매일은 이미 한참 지난 후였으므로 웬만한 날짜는 마감된 상태였는데, 마침 당일 저녁공연에 자리가 있어서 예매했다. 나는 MBTI가 J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꽤나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가끔 이렇게 취미활동과 관련해서는 즉흥적으로 움직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날 오전에 예매를 하고 오후에 버스를 타고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한참 서울로 가고있는데, 기사님께서 방송으로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 버스가 회차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날따라 집회가 많아 교통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고등학생의 나였다면 당황하면서 어떡하지..어떡하지..를 반복하고 있었겠지만 대학교 통학으로 대중교통 만렙(!)이 된 나는 바로 다른 경로를 찾아 한 번에 공연장까지 도착했다. 혼자 표를 바꾸고 사진도 찍고 자리에 찾아가 앉아있으니 제법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뮤지컬은 정말 좋았다! 2층에 앉는 바람에 배우들의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파워풀한 성량과 멋진 연기에 그날 밤이 정말 황홀했다. 어쩐지 그 기분 그대로 잠들고 싶은 느낌이었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언젠가 지킬앤하이드 공연이 또 열린다면 한번 더 보러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뮤지컬을 보고 난 이후 나는 한동안 그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노래도 계속 듣고 주말엔 뮤지컬 영상을 보기도 했다. 평소에 드라마 정주행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나인데, 뮤지컬 작품에 빠져있다는게 신기했다. 사실 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도, 그 좋아하는 마음이 식는 것도 정말 빨라서 좋아하는게 생겨도 일주일도 안 가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노래도, 연예인도, 영화도 그냥 잠깐 '오 좋은데...?!' 했다가 금방 스쳐지나가기 일쑤다. 그래서 아마 이 뮤지컬도 곧 나의 좋아하는 것들 리스트에서 사라져가겠지만, 그래도 지난 3~4일간은 어딘가에 빠져있다는 그 마음이 신기하고 좋았다.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가다보니 뮤지컬 이야기만 많이 한 것 같다. 사실 오늘 몸 컨디션이 안 좋기도 했고, 하루종일 무기력한 마음이 들어서 자기전에 글 하나만 쓰고 자자는 생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던거라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게 당연하기도 한 것 같다. 며칠 전에 감기기운이 있는 상태로 운동을 갔다가 더 감기가 심해져서 지금 하루종일 기침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조금 일찍 자야겠다. (사실 요즘은 매일 12시 이전에 자고 있어서 고등학생때에 비해 삶의 질이 상승한 느낌이다.) 내일은 오후 3시에 수업이 있는 날이라 아침에 여유가 많은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본어 공부와 영어 공부를 하다가 학교에 갈 생각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어준 모두가 좋은 내일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여유로운 삶을 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