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기후변화
며칠 전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귓가에 나지막한, 그러나 막 잠이 들려던 차의 정신을 확 일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모기였다.
모기와의 전쟁이 겨우 11월에 끝난 줄 알고 잊고 있던 그 녀석이 돌아오다니.
12월 한복판에서 나는 짜증보다 먼저 어이가 없어졌다.
반팔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라고 어떤 기사에서 표현한 것처럼, 12월 최고 기온이 경신되었다고 곳곳에서 난리였다. 지구가 아프다고 동료들과 웃으면서 떠들었지만 사실 정말로 기후위기가 점점 스며드는 듯해 겨울다운 한기를 느꼈다.
혹자는 내년 벌레가 들끓을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동면과 깨어남을 번갈아가면서 하니 오히려 벌레가 줄어들지 않겠냐고 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의 기후가 변하고 있고 작게는 모기에서 크게는 식량까지 모든 것에서 우리의 삶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솥에서 조금씩 삶아지는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지 우리나라만 바뀐다고 되는 문제는 아닐텐데, 전세계가 바뀌고는 있는 듯 한데
탄소중립이라는 것은 너무 거시적인 목표라 와 닿지 않는 듯하다.
동료가 말하길 자신이 탄소중립과 관련된 전공을 택한것은 '평생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 세대가 끝날 때까지는 그게 이뤄질 것이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적이면서도, 웃픈 그 이유가 모기 한 마리로 더욱 그럴듯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