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그림책 토론 수업
안녕하세요. 날이 포근해졌다가 추워졌다가 조금은 변덕스럽지만, 마음만은 살랑살랑 봄바람이 일렁이시기를 바랍니다.
최근의 한국은 혼란과 슬픔이 뒤엉킨 일들이 너무 많아, 그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만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의 주제만큼은 우리의 마음을 보듬었으면 합니다.
지난 포스팅의 The Rough Patch에 관한 북리뷰를 바탕으로 그림책을 어떻게 영어수시간에 접목시켰는지에 대한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감상하기-생각 엮기-창조하기
그림책을 포함한 문학작품을 활용한 수업시간에는 감상-생각-창조를 뼈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학생들이 아이디어와 감정을 어떻게 엮어나가는지, 생각 엮기 부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생각을 엮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생각을 열기 위한 선생님의 질문이 필요합니다. 저는 보통 다음의 질문을 뼈대로 학생들의 생각을 이어나갑니다.
이 그림에서 뭐가 보이니?
왜 그렇게 생각해?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일까?
위 질문들은 그저 뼈대가 될 뿐이고, 학생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상상을 보태어 대답을 쏟아 냅니다.
삽화를 분석하면서 아이들은 “어떻게 저렇게 재미난 상상을 할 수 있지?” 싶을 만큼 창의적인 생각을 쏟아냅니다.
여기서, 선생님이 할 일은,
아이들의 생각을 경청하고 그 생각들을 엮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화들을 지속해 나아가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엮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여기 이상한 호박이 있어요
아래 대화는 지난 포스팅에서 다룬 "The Rough Patch"를 읽고 감상하며 나눈 학생들의 대화입니다. 호박은 주황색이기 마련인데 그림 한편에 있는 하얀 호박을 발견한 민준이가 질문을 던집니다.
민준: 선생님, 근데, 왜 여기 왼쪽에는 white pumpkin이 있어요?
지율: 어, 작가가 주황색 물감이 부족했나?
하윤: 그건 아니겠지. 상징 아닐까? 흰색은 죽음을 상징하니까. 죽은 강아지 같은데.
선생님: 그럼 white pumpkin이 죽음이라면 이 그림 전체는 어떤 뜻인 것 같아?
민준: 그러니까, 죽은 강아지는 마음 한 구석에 묻어두고, 잘 지내겠다? 그런 거 아닐까요?
하윤: 어떻게 잘 지내. 나 우리 집 강아지 죽고 나서 정말 힘들었어. 잘 지내는 척하지만, 강아지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다, 이거겠지.
위 대화에서 보이듯,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생각을 엮어 나가며, 생각을 정리해 나가고,
글 전체의 주제를 동시에 생각하며, 그림에 숨겨진 상징을 찾아 나갑니다.
저는 그저 잘 듣고 있다가 생각을 조금 더 확장시켜 줄 수 있는 질문을 던지기만 할 뿐입니다.
이러한 대화를 3~4 차시에 걸쳐 하게 되면
아이들은 이 그림책의 주제인 사랑, 우정, 상실, 치유의 과정에 대해 밀도 있게 생각하게 되고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아이들 스스로 생각과 감정을 엮어나가는 과정들이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이 춤추는 알록달록한 퀼트를 직조해 나가는 과정 같습니다.

특별히 힘주지 않아도, 영어문법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들어주며, 자신의 생각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아름다운 과정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영어로, 또는 영어+한국어로, 그림으로 본인만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대화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만의 생각의 퀼트를 어떻게 표현해 내는지를 공유해 드리려 합니다.
요즘 건조하기만 한 바람이 부는 봄이지만,
마음만큼은 촉촉한 단비로 찰방찰방하게 채우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성장을 언제나 응원하며,
저도 또 한 주 힘차게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