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세계관 1

Jenny와 Ambermom의 이야기

by Ambermom


한국에서 영어를 배운 한국인이라면, 꼭 생각해 보아야할 주제입니다.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영어를 배우고, 우리의 아이들을 교육할까요?

즉, 어떠한 세계관으로 영어를 학습하고 교육했을까요?


제가 풀어가는 "세계관"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매우 "쓸모"있는 시간이 되실 거에요 :)


세계관? 뭐가 이리 거창해?


하지만 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인 “한국어와 영어는 서로 엮여가면서 계속 성장하는 중입니다”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영어교육을 접해왔고,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sticker sticker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에피소드를 공유하려고 해요.


<Jenny의 이야기>


한동안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영어교육 향상이라는 명목아래,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 오신 영어 원어민 강사를 한 분씩 한 학교에 배치했었어요.


이 강사분 중 한 분인 Jenny의 일화입니다.


Jenny는 한국계 이민자 1세대대인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미국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고, 미국의 명문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였어요.


Jenny는 집에서 부모님과는 한국말로 소통하고 학교에서는 영어로 소통하면서 자라 한국어, 영어가 모두 능통합니다.


대학 졸업 후,

자신의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기도 하고, 돈도 벌면서 한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1년동안 한국의 한 중학교에서서 원어민 강사로 일 하기로 합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한국에 온 그녀는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한국 친구들도 사귈 생각에 마냥 들떠있었어요.

Jenny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학생, 선생님, 학부모님들은 그녀를 환대했지만, 동시에 편견 섞인 반응을 보여주었다고 해요.


한국의 어느 초등학교에 부임한 그녀에게 일부 학생들은 “샘, 영어 되게 잘하시네요.”라고 한다거나, “샘, 언제 미국에 갔어요?”라는 질문을 했다고 해요.


일부 학부모님들은 “미국인이 영어를 가르쳐야지, 한국인이 왜 원어민 영어수업을 가르쳐요?”라고 민원을 넣으시기도 하셨다고 해요ㅠ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Jenny는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Korean American, 즉 미국에서 나고 자란, 인종적 뿌리가 한국계인 미국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으니, 당연히 영어를 잘 할 것이고

미국에서 태어 났으니, 언제 미국에 갔느냐고 질문을 받으면 Jenny에게 다소 당황스러웠을 거에요.


Jenny의 생김새는 한국인처럼 생겼을 수 있으나, 미국인이 맞으니 학부형들이 원하시는 “미국인이 영어를 가르친다”는 취지에도 맞아요.


Jenny는 1년동안 원어민 강사로 일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좋은 추억도 많았지만, 한국인들이 자신에게 보낸 환대와 동시에 보여준 편견은 Jenny에게 상처로 기억된다고 해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생각하는 원어민, 영어를 잘하는 것,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Ambermom의 이야기>

저또한 대한민국의 중등 영어교사로서 저러한 편견에 상처받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2010년 무렵이었어요. 한창 TEE (teaching English in English) certificate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기 자격증)을 따야한다는 정부의 정책이 있었습니다.


사실 영어교사들이 일정기간 연수를 받고, 수업 50분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있게 영어로만 수업할 수 있는 선생님을 키우고, 그들에게 자격증을 주는 것이었어요.


그때 혈기왕성하던 저는 TEE program에 당차게 지원했고, 연수도 받고, 자격증도 땄습니다.


그 정책이 어떤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건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요...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학생들이 영어를 영어로만 배운다면, 마치 기어다니는 아기에 영어로만 말하면서 날라다니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인데요.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자격증을 따던 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수업시연을 영어로만 진행하는데, 교수님 2분, 백인 원어민 강사 2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그런데, 자격 시험 중 쉬는 시간에, 이 원어민강사들이 그들끼리 하는 말을 복도에서 우연히 듣게 되었어요.

"I cringe when I hear the teachers' funny pronunciation, not all of them, you know." (선생님들의 이상한 발음을 들으면 민망해, 물론 다 그런건 아니고.)


듣는 순간, 뭐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음에 웃기고 안 웃긴게 있나, 사람마다 발음은 다 다른거지. 그리고, 원어민처럼 발음을 안하면 웃긴 발음인건가.

저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닌데도,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면서, 마음이 “쿵”하고 내려 앉았습니다.

sticker sticker


지금은 공식적으로 없어졌지만, 학년말마다 있었던 교원 평가에서

학생들이 “영어샘은 발음이 좋으시다, 샘 발음은 캘리포니아 사람같다”라는 말을 적어서 제출하곤 했는데,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좋은 발음, 나쁜 발음, 좋은 영어, 나쁜 영어라는 인식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Jenny가 겪은 편견, 원어민 강사들의 편견 섞인 말, 아이들이 말하는 캘리포니아 발음 (아이들에게 영어는 미국, 미국은 캘리포니아라는 뜻 같아요)이라는 말은,

사실 “native speakerism” (원어민처럼 말해야 한다는 주의)이라는 일종의 환상에 기인합니다.


다음편에 더 자세히 다루어질 native speakerism을 생각해 보기에 앞서 아래 체크리스트 한 번 해보실까요?


<나의 영어 학습/교육 세계관 Checklist>

나는 영어에 좋은 발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어에 표준화된 문법과 발음이 있고, 이를 되도록이면 정확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 원어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미국/영국에서 온 백인 남성/여성이다.

영어로 내 생각을 표현하면서 전략적으로, 상황에 맞게 한국어를 섞어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어로 내 생각을 표현하면서 전략적으로, 상황에 맞게 영어를 섞어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실력 성장 따로, 영어 실력 성장 따로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어와 영어는 내 머릿속에 경계없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는 내 머릿속에 경계가 있으며, 한국어 스위치 따로 영어 스위치 따로 움직인다.

나는 한국어-영어를 잘하는 bilingual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한국어를 잘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monolingual이다.


제가 임의로 만든 체크리스트에요. 그래서 겹치는 부분도 있고, 다소 엉성합니다.

하지만, 다음에 제가 풀어갈 이야기들과 깊은 연관이 있어요.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의 빛나는 성장을 응원합니다.


To be continued...


sticker sticker


작가의 이전글Intro: 미술관에서 만난 영어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