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긴 연휴 행복하게 보내셨나요? :)
오늘의 포스팅은 지난주의 native speakerism에 이은 내용입니다.
물론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담긴 포스팅이니, 혹여 영어유치원에 보내신 부모님들이나 영어로만 말하고 써야만 한다고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저의 생각이 너무 나갔다고 생각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어유치원: 교사가 겪은 아이들
실제로 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어떻게 영어작문이나 영어로 대화를 할까요?
유아시절 영어유치원에 다녔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던 시절에도, 중고등학교에 와서도 “원어민”처럼 “솰라솰라”말하진 않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도 있는데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영어만 너무 강조해서, 한국 아이인데도 한국어 문해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영어시험만 100점이고, 나머지 과목에서는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거나 시험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고, 한국어가 모국어이고, 영어를 제2의 언어로서 한국어와 함께 성장시켜야 하는데, 영어 (원어민처럼)만으로 말해야 하고 써야 한다는 접근방식이 어딘지 모르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아직 한국어 발달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에요. 비유하자면, 한국어라는 날실이 아직 생성 중입니다.
(저는 지금도 한국어를 계속 배우는 중 같습니다.)
한국어라는 날실이 형성되어 있어야, 영어라는 씨실과 만났을 때 같이 만나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아직 어린아이들이다 보니 날실과 씨실이 만나는 직조과정이 아주 탄탄하지는 않습니다.
둘째,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많은 영어유치원에서는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영어로만 진행하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인 원어민”이 영어유치원에 혹은 학원에 있다고 하더라도 원어민처럼 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아니, 사실 한계가 아닙니다.
아이들의 한국어-영어는 발달 중에 있습니다.
미국 아이들처럼 말이 확 늘기를 바랐는데, 아니 왜 한국적인 발음이 섞이고, 한국인처럼 말하는 거야.
당연하죠. 한국에서 살고 있고, 압도적인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니까요.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저의 요지는 이러합니다.
영어로만 대화하고, 영어 프로그램만 줄곧 틀어주는 것, 영어를 강요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아이의 한국어가 충분히 발달했고, 그 상태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또는 섞어서 대화하는 것은 찬성입니다.
예를 들면, 영어로 된 그림책을 읽고, 같이 내용을 한국어로 이야기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활동을 한다면, 영어와 한국어가 같이 엮여 발달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로만 해야 해”라는 말을 하신다면,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어요.
“영어만 옳은/좋은 거야”라는 환상이 심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국어로 대화하다, 가끔씩 영어를 섞어 써도 칭찬해 주시는 방식으로, 조금씩 영어라는 씨실의 양을 늘려나가고, 한국어라는 날실과 계속 결합하게 해 주세요.
그렇게 해도, 무언가 여태껏 한 방식과 다른 것 같아도, 아이들의 영어는 “어차피” 성장합니다.

중고등학교 영어교육
중고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보면, 영어유치원을 다녔다고 하는데, 발음은 “좋게” 들리지만, 문법에 대한 기본기도 안되어 있고, 작문을 해보면 엉망진창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했고, 중학교에서도 영어를 공부했는데, 왜 이렇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어요.
수능을 앞둔 고3교실에서는 고전적인 GTM (Grammar Translation Method 문법과 해설위주의 교육)으로, 선생님이 영어문장을 읽고 한국말로 열렬히 문법과 병행하여 해석을 해주십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아이들의 작문이나 말하기 실력은 흐음…입니다.
원어민처럼 말하고자 하는 idealized monolingualism (이상적인 단일언어주의) 관점에서 보면 그러합니다. 한국어와 영어는 별개이고, 영어를 하려면 원어민처럼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중고등학생들의 영어가 엉망진창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 지. 만.
저는 바로 이 부분에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와 영어가 같이 성장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들의 영어를 엉망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저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에서도 세계관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속 거창하게 세계관을 들먹었어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영어교육 세계관을 어떻게 바꾸어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저의 고민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성장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