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그림책과 영어교실

생각, 공감, 토론, 힐링의 장

by Ambermom

다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벌써 2월의 마지막 주말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1주일만 지나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니 설레면서도, 떨리는 이 기분은 매해 반복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남아 있는 기력을 모아 불끈 에너지를 내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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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포스팅들에서 다루었던 이론적인 생각들을

교실에서 실질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어와 영어를 적절히 전략적으로 섞어가며 학생들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영미청소년문학을 활용한 방법인데요. 그중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장르는 그림책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10대 이상이라면, 영어를 배우는데 웬 그림책? 나 무시해?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영감이 가득 찬 그림, 감동적인 문장들, 그리고 깊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그림책도 많이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10대 이상의 독자들에게 영어 그림책은 다음과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언어와 그림의 아름다운 협업

우리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면, 텍스트와 이미지, 텍스트와 소리, 텍스트와 비디오 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어 그림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고, 영어 표현을 배우는 것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의미를 만들어내는 형태 (텍스트와 여러 이미지를 섞는 것)와 가장 가까운 형태로 의미를 만들어 내며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쉬운 언어와 이미지의 조화

글밥이 많은 그림책도 있지만, 영어 그림책의 대부분은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또한, 교과서 영어처럼 한 번 가공되어 부자연스러운 언어형식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자연스러운 언어형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림을 통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건 덤이지요.


그림 및 텍스트 분석을 통한 비판적 사고

바로 이 점이 영어 그림책을 중고등 학생 및 어른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이유입니다.

그림 속에 상징 및 숨은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학생들과 이런 부분을 토론하기 좋았습니다.

학생들은 그림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을 굉장히 잘하고, 깊이 있는 분석도 곧잘 해내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


또한, 그림책은 문학이기 때문에 문학적인 분석 및 토론도 가능합니다. 인물 분석,

인물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야기의 주제 한 줄 요약하기 등, 그림책을 통한 깊이

있는 수업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토론을 마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써본다면 생각의 깊이가 더 깊어질 것입니다.


토론 수업을 통한 사고의 확장, 다양한 의견의 조화

그림 분석이나 인물 분석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 속에 참신하고 창의적인 시각을 공유하는 때가 많아요.

결국 우리의 교실, 그리고 우리의 대화의 궁극적인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영어 그림책 토론 수업을 통해 자신의 의견도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의 장점입니다.


힐링이 되는 시간과 공간

영어 그림책을 읽으면서 거기에 나오는 문법, 단어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오롯이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됩니다.


제가 그림책을 이용해 영어수업을 했을 때 그랬거든요.


제가 그림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낭독을 하면 아이들은 같이 책장을 넘기며 그림과 글을 감상합니다.

그림책의 문장들은 시적이어서 리듬감이 있어요. 한 번 쭉 읽어 주면 아이들이 몰입해서 잘 듣더라고요.

너무 감동적인 순간이지요. 아직도 아이들의 눈망울, 같이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잊혀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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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들이 유치원생이 아니라, 고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뭐??? 미친 거 아니야?? 고등학생에게 그림책이라니…


아니요, 고등학생 아이들도 숨 쉬고,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갈구하고 있었다는 걸, 제가 아이들의 눈빛을 보며 깨달았어요.


또한,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며 감상문을 쓰면서 자신과 세상에 대해 깊이 있게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어민처럼” 말하고 쓰는 “문법식, 단어만 익히는” 영어수업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에 충실한 영어수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영어-한국어의 조화로운 성장

위의 4가지 장점을 읽으시면서, 그래서 영어 공부는 언제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어요.


아이들이 영어로 토론이 가능해? 아이들이 토론하고 나서, 자기 생각을 글로 쓴다고? 영어로?

네, 가능합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말을 하되, 한국어와 영어를 본인의 수준에 맞게 섞어 쓰는 방식입니다.


물론 영어만 강조하는 수업에서는 “뭐???”라고 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의 머리속에서 성장해 가는 영어와 한국어를 그대로 표현하라고 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영어라는 장벽을 두려워 하지 않고 어떻게든 시도해 보고, 그 시도를 자랑스러워하도록 칭찬해 주면 됩니다.


아이들은 곧잘 한국어와 영어를 잘 섞어 씁니다. 물론 한국어가 9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물론, 주의점이 있습니다.


두가지의 언어를 섞어 쓰는 것이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평소에도 주지시키고,

언어를 섞어 자신의 생각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표현하는데 익숙하게 해줘야 합니다.

(토론, 발표, 쓰기 수업 등을 활용하여)


이렇게 표현된 말과 글들은 다시 선생님의 도움을 받거나 AI의 도움을 받아 얼마든지 나중에 수정 가능하고,

학생들은 어떤 점을 더 보완하여 자신의 영어실력을 성장할 수 있는 지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런 수업방식이 불가능해 보일 수 있고, 말도 안되게 들리실 수 있어요.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적어도 제가 지켜본 저의 학생들은 본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단일어 국가이기에 언어를 섞어 쓰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영어가 동시에 발달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러한 수업방식이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어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이 영어로 말하거나 작문할 때 문법적으로 맞지 않을 때, 그것을 “error”라고 지적하고,

발음이 이상하다며 교정을 반복한다면 학생들에게는 “나는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못하는 사람” “원어민처럼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실제로 제 학생들이 많이들 “저는 영어 못하는데요”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일단 생각의 흐름대로 섞어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는 기회를 가지고,

선생님과 친구들 또한 의미에 집중해 주고, 서로의 생각을 인정해 주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경험에 비춘 지론입니다.


너희의 영어는 성장중이고,

어차피 더 잘할 것이고,

그것을 위해 지금 한국어와 영어를 전략적으로 같이 쓰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야만

아이들은 “아, 나는 영어는 점점 발전중이야”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관점과 수업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성장”중심의 영어학습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들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자신있게 말씀드리건데, 저의 경험에 의하면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들을 믿어주고, 원어민처럼 말하고 써야한다는 이상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한다면요.


오늘도 여러분의 빛나는 성장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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