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내마음
요즘은 나오는 공연마다 제 때 시간맞춰 예매하지 않으면 매진이 되어서 공연을 보기가 쉽지 않다. (나만 간절한게 아니었던 거다) 뷰민라가 거리두기 이후 이번 봄의 첫 대규모 페스티벌인데, 표가 나오는 순간 매진되는 바람에 표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2012년 GMF에서의 인연으로 공연을 자주 함께 해오던 동생과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취켓팅을 도와준 덕에 뷰민라를 올 수 있게 되었다.
제작년엔 코로나로 개최 취소, 작년엔 어려움을 감수하고 무함성과 철처한 방역정책으로 공연을 했으니 원래 분위기의 페스티벌은 정말 오랜만인 것이다.
페스티벌이 주는 활기,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과 업된 목소리. 민트페이퍼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페퍼톤스의 New hippie generation까지 모두가 기다려온 순간이다. 페퍼톤스의 신곡도 미리 들어볼 수 있었고, 간만에 본 폴킴은 여전히 노래도 잘하고 귀여웠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지 여기저기 귀엽다는 탄성이 울려펴졌다.
이번주에 또 염증이 재발해 고통받는 바람에 차에서 잠시 기절해서 자다가 겨우 공연장 안으로 향했다. 그렇지만 몸의 피곤함과 별개로 정신의 피로감은 풀리는 기분이다.
페스티벌 간다고 하면 도시락도 새벽같이 일어나 싸오고 벽돌같이 한짐 싸갔었는데, 10년쯤 다니다보니 이젠 손도 매우 가볍다. 그렇게 맛있진 않아도, 페스티벌에 가면 항상 있는 김치말이국수와 컵밥을 먹었다. 10년전 그 동생이 먹던 국수를 한입 빼앗아먹었을 때의 그 맛이 생각났다. (지금은 입이 고오급이 되어 그때 맛은 안나지만 머리로 확실히 기억한다.)
밥을 기다리는 긴 줄 사이에 데이브레이크의 좋다가 나오자 사람들은 발을 동동구르다 밥을 포기하고 공연장으로 달려갔다. 모두들 들떠 있는 모습을 보니 걱정은 줄고 웃음이 나온다.
비록 난 쇠약한 몸이지만, 재밌어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활기가 생기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라인업 등 규모가 전보다는 작게 될 수밖에 없었지만, 내년쯤에는 기존처럼 더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뷰민라에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