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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May 10. 2018

계속 함께 걷자, 페퍼톤스 6집 <long way>

멀고 머나먼 이 여행의 끝

긴 여행의 끝, 

외로웠던 아득했던 머나먼 여행의 날들 기나긴 날, 그 캄캄한 밤 난 언제나 너를 떠올렸어 

고마웠던 소중했던 다시 만날 거란 약속 들려줄게, 내 낡은 배낭 가득히 담아온 긴 이야기  


5월 9일 오후 6시, 페퍼톤스의 정규 6집 <long way> 가 발매되었다. 

2015년 연말, <High-five> 앨범 발매 이후 풍년 콘서트와 함께 30대를 맞이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무려 4년만의 반가운 정규 앨범이다. 매년 연말 페퍼톤스의 공연에서 그해 있었던 일들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했으며, 내년의 풍년을 함께 기원했기에 오랜만의 앨범도, 발매 공연도 많이 기다려왔다. 

내일은 아마도 아주 멋진 날, 내년은 아마도 풍년


잔뜩 배낭을 메고 떠나간 이가 내 낡은 배낭 가득히 담아온 뒷이야기

‘긴 여행의 끝’은 4집 <biginner's luck>의 타이틀곡, <행운을 빌어요>와 이어지는 느낌의 곡으로, 이번에는 떠났던 친구가 다시 돌아오는 설렘을 담아낸 곡이라고 한다. 


나는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나는 순간이 오면, 종종 응원의 의미로 <행운을 빌어요> 를 떠올리며 메시지를 선물하곤 했었다. 떠난 모든 이들의 길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들을 내가 함께 할 수 있음이 좋았고, 쉽게 내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도 꺼내 볼 수 있다는 것이 항상 고마웠다. 

그렇기에 이 발랄한 작별곡에 떠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뭉클한 기분이 먼저 든다. 

이번 <긴 여행의 끝>은 반대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행운을 빌어요>와 비슷한 의미의 곡이 될 것 같다.



Track 

긴 여행의 끝
카우보이의 바다
도망자
할머니와 낡은 로케트 (with 이진아)
페퍼톤스
c a m e r a
노를 저어라

long way


<카우보이의 바다>를 찾아서 

많은 시간동안 많은 일들을 겪어오며 우리는 하루하루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한때는 파이팅 넘쳤던 주변 사람들이 그 기운들을 잃어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약간 허황될지라도 낙원을 꿈꾸던 때가 가끔씩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서 보여지는 이 두근두근한 움직임의 기분이 너무 좋게 느껴졌다. 

가파른 언덕 아찔한 계곡 붉은 산을 올라 노을이 지는 서쪽 끝 무지개의 고향
이름 없는 땅 주인 없는 곳 끝이 없는 해변
파도를 만날 때까지 달려라 카우보이
늘 간직했던 꿈 항상 원했었던 그곳으로
페퍼톤스, <카우보이의 꿈> 


여전히 앞으로 무슨일이 일어날 지 모르고, 가야 할 길은 길다.

가사 없이 울려퍼지는 마지막 트랙 long way 를 들으면 그것만으로도 왠지 먼 길도 힘차게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 앞으로 남은 꽤 오랜시간 동안, 어려울 때마다 이 노래를 꺼내서 듣게 될 것 같다. 

“앞으로 오랫동안 음악을 해나가야 한다는 부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 변해버린 환경 등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어요. 앞으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페퍼톤스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의 폭이 넓어져서 다양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어요. 우리는 지금도 ‘할아버지가 돼서도 노래하자’고 이야기하거든요. ‘롱 웨이’를 만들면서도 생각한 거라곤 ‘갈 길이 기니까 꾸준히 가자’ 그런 것들이에요. 그게 인생이니까요. 한결같은 발걸음으로 나아가서 그 끝에 뭐가 있는지 한 번 보자는 태도로 음악을 하려고요(신재평)”

헤럴드 경제 [인터;뷰] 페퍼톤스처럼 “떠나라” 중


페퍼톤스 <긴 여행의 끝> OFFICIAL M/V

https://www.youtube.com/watch?v=ban-n5B7S5U


한참 만에 돌아온 이 도시의 풍경은 눈을 감고 떠올린 그 모습 그대로 

차창 넘어 불어온 한 줄기 찬 바람에 깊은 잠에서 눈뜬 사랑했던 계절 분주한 세상  

날 잊었다 해도 모른척 웃어줘 변하지 않았어 은빛 강가를 따라 달려온 너의 거리 

머리 위로 그때 그 설레이는 하늘과 바람 외로웠던 아득했던 머나먼 여행의 날들 기나긴 날 


그 캄캄한 밤 난 언제나 너를 떠올렸어 고마웠던 소중했던 다시 만날거란 약속 

들려줄게 내 낡은 배낭 가득히 담아온 긴 이야기 

멈춰버린 나침반 길을 잃은 눈동자 한참 망설이던 날 나를 부른 노래 

안녕이라는 그 어색한 인사를 말하지 않기를 변치 않았기를 몇 번이고 꺼내본 


낡은 사진 속에는 또렷해져만 가는 참 그리운 너의 웃음 

외로웠던 아득했던 머나먼 여행의 날들 기나긴 날 

그 캄캄한 밤 난 언제나 너를 떠올렸어 고마웠던 소중했던 다시 만날 거란 약속

들려줄게 내 낡은 배낭 가득히 담아온 긴이야기  

빛 바랜 별 흐릿한 꿈 그토록 찾아 헤맸던 막다른 길 그 벽 앞에서 난 우습게도 널 떠올렸어 

모든것이 시작됬던 다시 돌아온 이 곳에서 마침내는 만나게 된 길고 기나긴 

이~ 멀고 머나먼 이 여행의 끝 Long long way to homeShow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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