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22.나는두려움을여기두고간다

북캘리그라피 Book Calligrahpy

by 늘보

#하정 저 #여행에세이




행복은 똑 같은 옷을 입고 있지 않다.


“자연의 것들은 감정에 우열을 매기지도, 행복의 순위를 정하지도 않는다. 지난 일을 묻지도, 올 일을 예단하지도 않는다. 지금의 성장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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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가 좋은 이유는 작가의 섬세한 표현 때문에 내가 그곳에 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하정 작가도 내가 마치 덴마크 스반홀름 게스트가 된 것 같은 기쁨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덴마크의 생활공동체 스반홀름.

이곳에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달씩 일하고 떠나는 자원봉사자, 게스트로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주로 농번기에 필요한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숙식을 제공한다. 작가는 이 곳에서 몸처럼 과장 없이 곧이곧대로 단순하게 사는 일상을 경험하고 왔다. 그곳에 누군가 남긴 말 “나의 두려움을 여기 두고 간다.” 는 애처로우면서 한편 야무진 문장 하나를 발견했다.


마음이 요동칠 때는 떠돌거나 새로운 책임을 떠안지 말고, 적당히 안전하면서 적당히 낯선 울타리 안에 머물며 자신을 돌보라는 것, 일하고 밥 먹고 잠자는 보통의 일상, 이 일을 정성껏 반복하다 보면 다음 일을 마주할 기운이 생긴다는 것.


내가 지금 혼자라면? 이 책을 읽고 훌쩍 떠나버렸을 지도 모른다.

가족, 일, 친구 그 밖에 모든 것을 잠시 잊고 나만 생각할 수 있는 곳으로 잡다한 생각을 묻고 싶다. 어쩌면 두려움 때문에 모든 것을 뒤로하고 혼자 떠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항상 어딘가를 여행할 때 계획을 짜고 가기 때문에 큰 틀만 잡고 가는 여행도 두렵다. 나의 하루하루는 내가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가끔 나의 일상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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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요령을 피우고 예외적인 혜택을 원한다고 해도 우리는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따지고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것은 품위 있는 행동이 아니며, 또한 우리를 어디로도 이끌지 않는다” 스반홀름 홈페이지 소개글처럼 서로를 존중할 수는 없을까.


어디에서 왔든 누구이든 아무 상관없는 어느 곳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존중 받을 수 있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없을 것이다. 처음은 서로에게 이상한 사람이고 낯선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기 마련. 특히 누군가에게 배려를 받은 마음은 내가 어디를 가도 잊을 수 없다. 그 마음을 안고 나도 다른 이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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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흔적과 상처는 마음의 그것과는 달리 숨길 수도, 괜찮은 척을 할 수도 없다. 인과가 분명하며 과장도 없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그뿐이다. 몸처럼만 산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담백하고 단순해질 수 있을까.


행복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지 않다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고 낯선 환경을 두렵지만 누구나 서로에게 비춰지는 모습이 어떨까라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당신은 어느 곳에 두려움을 두고 갈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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