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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전 열한시 Aug 07. 2021

화가 쌓이지 않는 집

오전의 살림 탐구

치약의 자리를 정해두기 전 우리 집 치약은 식탁이나 거실 서랍장 위 등 집안 여기저기에서 발견될 때가 많았다. 주범은 나였다. 돌아다니며 이를 닦는 버릇이 있는 나는 치약을 들고 나와 칫솔에 짠 다음 종종 아무 곳에나 던져두곤 했다. 누군가 양치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는데 치약이 없으면 짜증이 났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다투는 이유는 대부분 이처럼 사소한 일일 때가 많다. 왜 필요한 물건이 제자리에 없는지, 왜 내가 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지 화가 쌓여 간다.

그럴 때 물건의 자리를 정해두기만 해도 작은 다툼이 훨씬 줄어든다.

살림에 대한 대부분의 아이디어들 역시 생활의 사소한 불편함을 없애려고 할 때 떠오른다.

수건을 하루에도 몇 장씩 쓰는 식구들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는 개인 수건의 자리를 지정해주는 것으로 해결하였다. 또, 아이 방 쓰레기통 안에서 종이뭉치를 꺼내며 화내지 않기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를 따로 모을 수 있는 작은 쇼핑백 하나를 책상 옆에 걸어 두었다.

당연한 살림은 없다.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개선하면 된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사소한 불편으로 화내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보는 것이다.


누가 집안일을 하더라도 말끔하게 끝낼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물건이 가득한 집에서는 남편에게 바닥 청소를 맡기지 않았었다. 꼼꼼하게 청소기를 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물건을 일일이 들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귀찮은 일이다. 방법은 바닥에 물건을 많이 놓아두지 않으면 된다.

쉽고 빠르게 청소하기 위해 세면대 위를 비우고 청소솔을 세면대 아래에 걸어두었다. 세면대를 닦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어야 진짜‘우리 집’이다.


우리 집의 정리법은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기 위한 처방전이다.

집에서 생활하며 겪는 불편들을 없애고 우리 집만의 효율적인 정리 시스템을 만들고 나니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행복도 커졌다. 효율적인 시스템은 강요하지 않아도 쉽게 가족의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가족 모두가 쉽게 정리하고 쉽게 청소할 수 있는 집, 잔소리가 줄어들고 화가 쌓이지 않는 집, 그런 집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바꿔가는 일.

살림의 진짜 목적은 가족 모두의 행복이다.



화가 쌓이지 않는 집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오전의 살림 탐구 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오전 열한시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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