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크리스마스 여행(뉴욕+워싱턴)
Day 3.
뉴저지에 사는 남편의 친구를 십 년 만에 만나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뉴저지 어느 타운이었는데 진짜 한국 식당이 많고, 찜질방 같은 스파도 있고, 한국 사람도 많아서 한국에 온 줄 알았다. 폭우를 뚫고 4시간을 달려 워싱턴에 도착했다.
Day 4.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가려고 지하철 플랫폼에 내려가자가 깜짝 놀랐다. 방공호처럼 생긴 것도 신기했고, 광고가 하나도 없어서 더 놀랐다. 뉴욕은 자본주의의 끝판왕이고, 워싱턴은 정치일번가라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계획한 여행이 아니어서 백악관, 국회의사당 투어는 예약조차 못했다. 6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대신 대법원 1층과 국회의사당 도서관을 돌아볼 수 있었다. 벽에 걸린 Ruth Bader Ginsburg의 초상화와 재판정 일부를 엿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굳이 상원의원 건물까지 둘러보며 걸었는데, 마치 정치 소재를 다루는 미드 속에 들어온 느낌, 뉴욕타임스 1면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국회의사당 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라 소개되어 있었는데(기준이 무엇인지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 조각 작품으로 둘러싸인 장식이 화려했고, 미네르바 벽장식은 웅장했다.
미 국회의사당과 대법관 건물은 모두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이라 한다. 새하얀 건물을 보고 있으면 그리스에 있는 신전이 이런 모습일지 상상하게 된다.
건물 구경하는 건 재미가 없었던 아이들은 산책하는 내내 솔방울을 하나 주워 공처럼 차고 놀았고, 지나가는 검은색 경찰견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스미소미안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오늘 마지막 일정이었다. 우주와 비행기(항공)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박물관을 종종걸음으로 다니며 구경을 했다. 최근 우주에 관심이 생긴 나도 아이들처럼 살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미국의 과거 여객기 스튜어스들은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룰이 있었고, 1950년대가 되어 흑인이 스튜어디스로 채용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 첫 여성 바이크 선수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I owe my success to peole who never said ‘girls don’t do that.’ but instead said ‘go for it!’”
한참을 걸어 식당이 모여있는 거리로 이동해 저녁을 먹을 식당을 찾았고, 하나같이 사람이 꽉 차있어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
백악관, 국회의사당 인근 워싱턴은 파리의 샹젤리제, 개선문 인근과 닮았다. 넓고 곧은 도로, 줄지어 서있는 건물의 생김새가 흡사 파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으로 중국풍 차이나타운 입구 장식을 봤는데 이마저도 아주 이국적이었다. 우리는 걷고 걸어 포르투갈식 치킨 식당을 찾았고 맛나게 먹었다.
워싱턴은 봄, 여름에 와서 정치 1번지 동네를 걸어 다녀도 좋겠다 싶었다. (봄, 여름에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