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아무나 하나
빨간 막대 사탕은 달콤하다.
나는 위기의 순간에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편이다. 코로나가 시작한 그해 봄 투자하던 주식을 모두 현금화했다. 비록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코로나로 인한 강제 순환 휴직 중이었던 나에겐 가뭄의 단비처럼 귀한 돈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그때 내가 팔지 않았다면 아이들 1년 치 학원비가 3년 치 학원비가 됐을 수도 있다. 속이 쓰렸다. 내가 주식을 하고 있다는 걸 아는 지인들이 '돈 좀 벌었어?'하고 연락을 했다. 또 속이 쓰렸다.
정직하게 벌고 아껴 써 작게나마 투자를 했지만 결국 다시 원점이었다. 나는 오직 성실함의 대가로만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가? 넘쳐나는 주식 뉴스를 볼 때마다 '우울해(海')에 빠졌었다.
하지만 나는 성실함의 대가를 누리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고 있다. 성실함으로 살아온 내 모습이 지금 너희가 사랑하는 엄마라고, 더 크고 많은 걸 누리지 못하더라고 나는 내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러니 너희들도 성실함의 감동을 느끼며 살길 바란다고, 친절하게 말해도 잔소리일까?
몇 달 전 머스크 광팬인 중학생이 테슬라 주식을 사고 싶다고 했다. 아이가 내민 35만원으로 3주를 구입했다. 매도와 매수가 헷갈려 가끔 실수를 했던 주식 초보인 나는 해외 주식을 매수하며 얼마나 손을 벌벌 떨었는지 모른다. 중학생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그 주식이 몇 달 사이 100프로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아이는 내가 함께 투자하지 못 한 사실에 안타까워한다. 또 속이 쓰렸다.
‘괜찮아, 엄마는 열심히 회사 다닐래’
오늘도 성실함에 감사를 느끼며 하루를 차곡차곡 채우고 싶다.라는 다짐이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에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