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20분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몸이 깨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방학을 했지만 내 몸은 여전히 학기 중인가 보다. 조금 더 누워있을까 잠시 고민을 하지만 이내 몸을 일으킨다. 주방에 가서 물 한 잔을 마시고 화장실에 들러 다시 방에 들어간다. 아이들의 깊은 숨소리 사이에 밤새 고생 중인 선풍기의 소음이 유난히 크게 들린다.
큰 인형 여러 개를 안고 잠을 자는 초등학생의 침대는 이불과 인형이 뒤죽박죽 섞여있다. 한 발은 오리 인형에 다른 한 발은 원숭이 인형에 간신히 닿아 있다. 잠버릇이 유난히 심한 초등학생은 밤새 몇 바퀴를 돌았을까? 촉촉하게 젖은 이마가 지난밤의 온도를 가늠케 한다. ‘언제 이렇게 컸나’ 쭉 뻗은 아이의 다리를 만져 본다. 잘 때가 가장 이쁜 건 아가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중학생은 잠든 자세 그대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다. 하얀색 얇은 이불을 꼭 안고 자는 모습이 아가 때와 같아 피식 웃음이 난다. 머리맡에 책 한 권과 휴대폰이 놓여 있다. 잠들기 직전 과연 책을 봤을까 폰을 했을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인후염으로 고열에 시달린 후 5kg 이 빠진 아들의 얼굴이 핼쑥해 보인다. 아무래도 개학하기 전 몸보신을 시켜야겠다.
아침 햇살이 암막 커튼을 비집고 들어온다.
’ 일어나 아침이야, 우쭈쭈 우리 아드을~‘
방학 아침이 시작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