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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아루츠키 Sep 09. 2023

天坛公园천단공원에서 쇼핑을 합니다

[回梦到北京] 진주가 아닌 우리의 시간을 샀었지

需要穷尽毕生精力的事情必定不容易。 成大 事者必先苦其心志。 

因此, 你必须走出舒适 区,去经历、 去体验那些会让你害怕的机会 。

-<去经历, 去体验, 做真实的自己>


Nothing worth doing in life is ever easy. If you want to do great work, it's going to take a lot of hard work to do it. And you're going to have to break out of your comfort zone and take some chances that will scare the crap out of you.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큰일을 하려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므로 안락한 곳을 벗어나, 자신을 두렵게할 몇 가지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어제 유튜브 설록현준에서 베이징에 간 것을 보고 다시 우리는 베이징이 그리워졌다. 영상 속에선 스차하이 그 근처 조금만 갔을 뿐인데 우리는 맞아맞아 아니지아니지 하며 그 화면 속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빠져 들었다. 누구보다 잘 알고, 누구보다 그리워하는 우리는 다시 베이징을 꿈꿨다. 일장춘몽처럼 짧게 끝나버린 1부가 아쉬워 2부를 기다리다가 순간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갔고 그 속에서 나는 天坛东门站티엔탄똥먼역에서 천단공원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다.


*셜록현준에서 나온 지진이야기 : 1976 년 당산 지진이 베이징을 강타했을 때 천단 공원은 피난처가되었다고 한다. 당시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베이징으로 많이 몰려들었고 후통의 집도 여러사람이 살 수 있게 개조되면서 부잣집의 표본이었던 사합원은 집주인이 여러 가구로 쪼개어 세를 놓게 되었다. 듣기로는 후통에 지방에서 온 농민공이 많이 세들어 살고 있고 집 외부에 분전함이 몰려있는 곳을 보면 그 안에 몇가구가 사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天坛公园 Temple of Heaven


add. 北京市东城区天坛内东里7号

business hours. 06:30-21:00

charge. RMB 10元



베이징에 고대의 3대 랜드마크가 있다. 만리장성, 자금성 그리고 천단공원이다. 이들은 베이징을 상징하는 그림이나 모형에 빠지지 않는다. 천단공원은 지난 띠탄공원에서도 적었듯 명 · 청시대에 황제가 기우제와 풍년제 등을 올리기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건물인 殿기년전은 네모난 건물이 아닌 동그란 원형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늘은 "하늘의 둥근 곳"을 상징하기 위해 이렇게 화려하고 독특한 아키텍쳐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옛건물을 좋아하는 나도 역시 천단공원을 갔었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천단공원때문이 아닌 다른이유로 이렇게 먼 곳을 참새방앗간처럼 자주 드나들지를 말이다. 


천단공원 근처엔 여러 명소가 있는데 외국인들이 진주를 사러 오는 红桥市场(天坛东路店)펄마켓, 소림사 무술공연을 볼수 있는 红剧场홍극장,  봄을 알리는 매화가 가장 먼저 피어나는 明城墙遗址명나라 성벽 유적 공원등이 있다.



천단공원은 집에서 멀었기때문에 자주 갈 생각은 없었다. 지하철도 여러번 갈아타야했고, 주변에 딱히 맛집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후통골목도 없었고 정말 로컬인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곳이었기 때문에 흥미를 끌만한 것이 없었다. 어쩌다 홍극장에서 소림사 공연을 보고, 봄이 되면 매화를 보러 성벽유적공원에 가는게 다였다. 그러다 어느날 삼각대가 필요해 주변에 물어보니 천단공원 앞 마켓이 있다고 했다. 애기들 장난감도 팔고 전자기기 사기도 좋다고 했다 용산 전자상가같은 곳인가 싶어 갔는데 전자기기뿐 아니라 층별로 다양한 제품들을 팔고 있었다. 당시에 유행하기 시작한 드론도 팔고 있었고 그 위층과 다른 건물에는 패션용품도 많았다. 제일 윗층엔 진주를 파는 마켓이 있어서 외국인들도 많이 들리는 쇼핑센터였다. 삭막하기만 했던 천단공원에서 무지개빛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 다양한 가게들을 알게되면서 심심하면 놀러가게되는 도심유랑처가 되었다. 



베이징에서 쇼핑할 만한곳은 정해져 있었는데 한국의 백화점같은 궈마오 skp나 차이나월드몰 또 왕푸징 동방신천지 쇼핑센터 시단의 신세계백화점 또는 마췐잉같은 아울렛, 또는 교문호텔 지하에 한국 수입 옷가계들, 난뤄구샹의 중고샵들이 쇼핑할 수 있는 곳들인데 아쉽게도 가격이 비싸거나 스타일 맘에 안드는 경우가 많아서 늘 쇼핑은 아쉬웠었다. 타오바오는 잘 사면 좋은 상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잘 못사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가는 것도 많아서 복불복이 컸다. 


그런데 펄마켓 안에 있는 상점들은 직접보고 고를 수도 있고 가격은 약간의 흥정을 해야했지만 편하게 쓸수 있는것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멀어도 자주가게되고 한국가기 전에 꼭 들려서 뭐라도 사게되는 곳이었다. 결국 시간이 흘러 베이징에 적응하게되면서 재미있는 곳도 많이 발견하고 나름의 노하우도 생겨 쇼핑할 수 있는 장소도 넓히면서 펄마켓에 전보다 자주 가지 않게되었지만 그 곳을 발견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내어 구경가고 즐겼던 시간만큼은 소중하게 남아있다.



그날의 우리는 쇼핑뿐아니라 베이징에서 서로 겪고 있는 것들이 비슷했기에 삶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알게된 것들을 조금이라도 나누며 고민과 삶을 공유했었다. 아마 작은 친정같은 느낌이랄까! 남편도 다 알 수 없던 우리의 하루하루를 서로 다독이고 응원하며 베이징을 버텨냈었다. 그날 우리의 끈끈했던 전우애는 아직도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사람을 깊게 사귀는 타입이 아니었던 나는 베이징에서 사람의 관계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내 가족이 될 사람이 아니면 굳이 깊게 인연을 맺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낯선 곳에서 고군분투하다보니 도움이 아닌 삶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깊어지는 걸 배웠다. 슬픔을 나누니 반이 되었던 그 시절은 시간과 사람으로 치유되었고 기쁨을 나누니 배가 되었던 그 시간의 좋았던 것들로 뒤덮여있다. 


지나간 기억은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 살아갈 때 자양분이 되어 나를 성숙하고 보다 나은 나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이런 많은 것들은 결국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기에 알게되는 것들이었다. 한국에 계속 살면서 우물 안에 갇혀있었더라면 이런 가치를 영원히 몰랐을지도 모르고 더 늦게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항상 경계하던 나는 이제 조금 둥글게 엮이며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우리의 시간을 많이 샀던 천단공원의 빛나던 그 날 서둘러 띠띠를 타고 집에 돌아가던 모습이 아련히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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