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사]를 아시나요?

feat.박정민

by 아메리카우는토끼

올해 처음 자소서도 한번 써보고 블로그도 열심히 하려 하면서 글을 쓰는 시간이 작년보다는 꽤 길어졌습니다.

그러다 사실은 알고 있었던 무언가가 머리에서 뿅 하고 생각났더랬죠. ‘아 나 글 x나 못 쓰구나’ 개들(친구들) 4명 중 4명이 다 글을 수려하게 쓰니 비교가 돼서 그런가? 되돌아보니 올해 읽은 책 2권(1+0.5 +0.5입니다) 역시 잘못은 자기 자신한테서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 또 문득 뿅 하고 ‘나 시는 좀 좋아하는 듯?’하고 책장에서 제가 좋아하는 시인인 ‘박 준’ 시인의 책들을 다시 꺼내보려다 제일 좋아하는 책이 없어져서 한참을 찾아 헤맸습니다. 다시 또 뿅 그 책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이 났습니다. ‘아 생각나지 말걸~’ 우울해하며 책을 책장에 집어놓고 에라~하고 숏폼을 집어든 순간 한 글귀가 보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슬픈 마음이 듭니다. ‘왜 이렇게 상추가 많아’ 하면서 괜한 넋두리를 바닥에 떨굽니다.졸지에 들어찬 마음의 얕은 요동이 상추 때문은 아닐 것이라, 잠시 요 며칠을 복기합니다. 삐리릭. 별.일.없.음. 살면서 수백 번은 반복했을 익숙한 과정입니다. 그익숙함에 처연해져버리기 전에 얼른 숭어 살점을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삼켰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슬픔은 이리도 별안간 찾아오는 것이라, 곳곳에 위로를 놔두어야겠다고 말입니다.
-박정민-


나랑 좀 통했네? 라는 생각은 잠시 내 글이 또 부끄러워집니다. 그래도 계속 쓰고 보아야 성장한다고 박정민 배우의 글을 더 찾아봅니다. ( 저는 영화나, 콘텐츠, 그 인물에 꽂히면 필모를 쭉 본다거나 관련 콘텐츠를 다 찾아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 독립영화에 푹 빠져있었을 때 ‘들개’라는 작품에서 변요한,박정민 배우에 빠져서 지금까지 친근감을 가지고 관련 콘텐츠를 빠지지 않고 보는 편이었는데 이 악물고 끝까지 안보던 [우시사]라는 뉴스레터에서 쓴 글이었습니다. 우시사는 배우와 시인이 매주 수요일에 일상과 그 안에 스민 한 편의 시를 소개하는 ‘우리는 시를 사랑해’ 라는 이메일 서비스라고 합니다. 6통의 편지를 보다 보니 글을 재치 있고 멋들어지게 쓰는 것은 역시 너무 멋지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다시 한번 개들이 좀 멋져 보이네요.) 하여튼 박정민 배우가 추천한 ‘박준’ 시인의 시 한 편 올립니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폐가 아픈 일도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한다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것은


땅이 집을 잃어가고

집이 사람을 잃어가는 일처럼

아득하다


나는 이제

철봉에 매달리지 않아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당신을 오래 생각하면


비 마중 나오듯

서리서리 모여드는


당신 눈동자의 맺음새가

좋기도 하였다


_박준,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는 오그라드는 말들을 근사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글도 오그라들고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어휘력이지만 한 편의 시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올려보려 합니다.

쓰다 보니 찐따특 3장 1절 ‘아는 거 나오면 말을 참지 못함’ 이 계속 발동돼서 또 개판이네요.

재미도 없고 잘 쓰지도 못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리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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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친구들에게 안부문자를 날려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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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얘기는 언제 재미없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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