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숨 쉬듯 다정할 수 있을까요

by ami

- 내가 생각해 봤는데, 너는 정말 다정한 사람 같아.

- 너는 그 말을 많이 하더라. 난 그냥 챙겨줘야 하는 걸 챙겼을 뿐인데.

- 너의 다정함에 온도가 있다면 아마 화덕피자를 구워낼 만큼 뜨거울 거야.


나는 종종 다정한 사람으로 불립니다. 조금 예의 바르고, 조금 친절했을 뿐인데도요. 다정함이란 무엇일까요. 노래에서, 영화에서, 책에서, 드라마에서 그려진 다정을 보면 사랑에 가깝습니다. 저 옛날 겨우내 땀나도록 방에 온기를 채워주는 연탄처럼요.


그렇다면 제 다정의 온도는 사실 미지근한 목욕물 같을 겁니다. 슬프다고 하면 함께 울어주진 못하지만, 맘껏 울도록 품을 내어줄 수는 있어요. 매일 괜찮은 지 안부를 물어주진 않지만, 목소리가 가라앉았는지 안색이 어두운지는 금세 알아챕니다. 들으면 좋아할 말보단 필요한 말을 하는 편이지만, 미안함과 고마움은 반드시 전하곤 해요.


입에 넣어 씁-하-거리며 식혀야 하는 갓 지은 밥 보단, 무방해도 괜찮은 따뜻한 밥을 늘 선호해 왔습니다. 전 그런 밥의 온도 정도의 다정이 좋아요. 다정은 늘 거품 넘치지 않게 따르려 노력합니다. 사실 모두에게 다정할 필요는 없잖아요? 다정은 연말 보너스 같은 거랄까. 기본만 줘도 고맙겠지만, 더 주면 감동하는 그런 거랄까.


그런데 살다 보면요, 무턱대고 더 다정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요. 뭐랄까, 더 이상 함구할 수 없게 됩니다. 온갖 모든 다정을 다 쏟아부어 줄 테니 만끽하기를 바라게 돼요. 아, 그렇다면 이것 또한 수많은 사랑의 형태 중 하나이려나.


다정함은 체력에서, 더 정확히는 삶의 여유에서 나오는 거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이 퍽퍽한 세상에 누군가가 다정하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바쁠 때도 다정한 게 정말 어려운 것이더라고요. 저는 다정하게 살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비단 타인을 위한 것뿐만이 아닌, 제 자신에게 다정하려고요. 그런 말도 있죠, 배려는 지능이라는 거요. 그러니 제가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탐험하는 것 또한 아끼는 사람들을 비롯해 제 자신을 위해서이죠.


아이고, 다정하기 참 어렵습니다.

남에겐 당연히 어렵고, 자신에겐 믿을 수 없게 어렵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숨 쉬듯 다정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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