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insight coco
Jan 17. 2021
나는 1년째 재택근무중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재택 근무
2020년도 2월,
국내에서도 코로나가 막 유행하기 시작할 즈음
나는 지금 회사로 이직했다.
보통 회사에 처음 입사하거나 이직을 하면 최소한의 적응 기간을 세 달 정도로 보는데, 나는 이 기간을 반 정도 했을 즈음 내 인생 처음으로 ‘전사 재택’이라는 기간에 돌입하게 되었다.
회사에 충분히 적응하기 전이었던 나뿐 아니라,
유례없는 전사 재택 체제로 회사는 물론, 기존 직원들도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큰 우려사항은 전사 재택 기간 중에도, 기존 업무들의 퀄리티 있게 제대로 진행이 될까에 대한 부분이었다. 또한, 수많은 대화와 디스커션이 수반되는 특정 프로젝트들의 경우, 원격 환경에서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초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약 1년의 전사 재택 기간을 경험한 바로는, 출근 때와 아주 유사하거나 혹은 어찌 보면 더 높은 수준의 업무 결과물이 실질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반부터 이렇게 원활했다면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 똑같은 회의를 하더라도, 최소 1.5배에서 2배 정도의 시간과 집중이 필요했다.
진행 중인 내용을 팀원 각자가 확실히 이해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고, 회사였다면 팀원들의 의견을 쉽게 물어볼 수 있는 사소한 것들도, 모아서 한 번에 물어보거나, 급하면 빈번하게 물어봐야 했다.
또한, 내 직업 특성상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용자 조사를 프로젝트들의 경우에도, 고객을 직접 대면한 상태가 아닌, 모든 준비, 진행을 원격 환경으로 진행해야 해야 했고 여러 변수 사항이 많아 더더욱 어려움이 컸다.
이 외에도 집이라는 공간이 직원들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PC 환경이 좋지 않았으며, 집이 좁아 답답해하거나, 혹은 가족들이랑 함께 거주해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더더욱 기존에는 회사와 집 사이엔 분명한 경계선이 있어서, 회사를 벗어나면 정말 '내 시간이다'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집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약간의 그 경계가 허물어져 싫어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전사 재택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직원들은 서서히 재택근무에 적응해 갔다. 회사, 부서, 팀, 개인마다 그동안 갖춘 재택근무에 대한 노하우는 다르겠지만, 확실히 비대면 상태에서도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특히, 출퇴근에 소비되었던 에너지가 대폭 감소하면서, 그 에너지를 업무에 조금 더 할애할 수 있었다.
기존에 1시간씩 걸리던 출근 시간이 없어지고, 출근 20~30분 정도 전에만 일어나 간단히 씻고 커피 한 잔을 내려 데스크톱을 켜, 회사 원격 PC로 출근하면 됐다. 퇴근도, 업무 종료와 동시에 바로 온전히 내 자유시간이었다.
이번 코로나를 경험하기 이전에 우리는 어찌 보면 회사라는 건물 안에서 다 같이 모여 일을 해야만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고 회사가 안전하게 돌아갈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에 잡혀 있었는지도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전히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는 회사 입장에선 지금의 재택근무 상황이 무조건적으로 탐탁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직원이 내가 경험한 훌륭한 팀원들처럼, 각자의 집에서도 온전히 일에만 집중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자유로운 환경'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전사 재택 체제를 유지해주는 것인 만큼, 직원들도 이에 부응해 회사에서처럼 업무를 수행한다면, 서로 간의 투터운 신뢰가 형성되어, 어찌 보면 코로나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코로나 이전의 업무 환경으로 복귀하려는 것에 너무 고수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변화를 두려워하고 귀찮아한다. 자신들이 익숙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공간 즉, 컴포트 존(Comfort Zone)에 머물고 싶어 하는 성향이 큰데,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많이들 그곳에서 벗어나 더 나은 환경으로 변할 수 있는 발돋움을 한 것 같아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여하튼 조금만 있으면, 전사 재택을 한지도 약 1년이 다되어 간다.
얼른 코로나가 종식되어, 회사원들이 맘 편히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by. Insight C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