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과오를 고객의 탓으로 넘기지 말자
기획자, UX 전문가 혹은 특정 프로덕트 오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바로 ‘고객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하면 간단한데, 왜 저걸 못하지?”, “어휴 답답해..!” 등, 정말 누가 봐도 간단하고 사용하기 쉽게 만든 제품/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고객에게 사랑받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자세중 하나가 바로, 내 과오를 고객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이다.
기획자는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거나 검증할 때 보통 나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 제품/서비스를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가 이 부분에서 어려웠으니, 고객들도 그렇겠지?, 이 부분을 고쳐주자”처럼, 내가 겪는 문제가 향후 고객이 겪을 문제라며 당연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해당 이슈가 고객들에게도 큰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제품/서비스의 핵심 이슈와 고객의 니즈를 발굴하기 위해선,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용자 조사가 가장 적합하다.
사용자 조사로는 FGI (Focus Group Interview), UT (Usability test), Shadowing 등 이 외에도 몇십 가지 유형의 방법론들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방법론을 쓰든 간에 조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가 “유저들은 이렇게 생각할 거야”라고 단정 짓지 않고 테스트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프레임에 갇힌 채 테스트를 설계하다 보면, 결국 내가 세운 가정들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조사가 단행되기 쉬우며, 결국 해당 제품/서비스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여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한 가지 흥미롭게 생각해보면 좋을 부분이 바로 마케터와 UX 전문가의 차이점에 대한 부분이다. 두 직무는 공통적으로 업 자체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 사이에서도 약간의 차이점은 존재한다.
마케터 vs UX 전문가의 차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을 내 제품, 서비스를 판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보통 마케팅에선 여러 기준점을 세워 고객을 유형화시키고, 그중 가장 적합한 사람들을 한 데 모아 타깃 그룹으로 선정한다. 이후 선정된 타깃 그룹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취할 때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며, 특히 여기에 고객 데이터가 가미될 때는 더욱더 많은 매출을 발생시켜 효용성 높은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자 혹은 UX 전문가 등이 가져야 할 자세는 사뭇 다르다. UX라는 단어 뜻 그대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고객’이 겪는 경험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 일지라도, 고객 한 명 한 명을 들여다보았을 때 누구 하나 100% 똑같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각자가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현재 살고 있는 환경은 물론, 심지어는 1분 전에 해당 인원들에게 영향을 끼쳐을 일들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렇기에, 고객 한 명 한 명이 같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다르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고, 또 다르게 받아들이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도 변화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고객들의 인식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이전엔 시장에 나와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많지 않았기에 고객 스스로가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특정 제품/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가 늘 갑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고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로 다른 제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게 요즘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획자, UX 전문가로서 더 좋은 서비스/제품을 만들고자 한다면, 무작정 기획하기에 앞서 내가 왜 해당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지 목표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단순히 돈이 아닌 그 이상의 고객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제품/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면, 지금부터는 고객의 말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By. insight c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