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쵬개 Jul 31. 2023

인스타그램을 지웠다

부정적인 기운에서 멀어지기

사진: Unsplash의Gary Chan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그램을 하고 나면 부정적인 기운에 휩싸였다. 남들의 전시된 행복만 보기엔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끊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들어가서 몇 시간씩이고 헛되이 시간을 보냈고, 허탈했다.

안 그래도 백수라 시간이 넘쳐났기에 얼마든지 인스타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었다. 친구들의 스토리를 누구보다 빠르게 봤고 탐색탭에 들어가 끝도 없이 나오는 게시글을 눌러댔다.

 작년에는 이 정도까지 인스타그램에 묶여 있지 않았고, 지금보다 많은 게시물과 스토리를 올렸다. 지금처럼 찝찝하고 불쾌한 기분에 한동안 묶여있지도 않았다. 왜일까. 내가 내린 결론이다.



현재의 나는 행복하고 즐겁지 않다.

작년의 나는 행복하고 즐거웠다.



 가만히 있어도 쉽게 불안한 감정에 빠져드는데 인스타그램으로 본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힘들어했다. 그런데도 실시간으로 그들을 확인하고 싶은 유혹이 계속되었다. 끊어야 했다. 적어도 줄여야 했다.

 하루에 딱 두 번만 들어가자 하고 다짐했지만 지켜지기 힘들었다. 무의식적으로 엄지손가락이 앱을 눌렀고 하루에 한 번만 들어가도 몇 시간을 보내곤 했다. 

 멈춰야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낸 대책. 



앱을 지우는 것. 



 보고 싶으면 웹사이트로 들어가서 보기로 했다. 결심을 하고 앱을 지우니 어쩐지 개운했다. 노트북을 자주 사용하는 나로선 웹사이트로 확인을 하는 게 어렵지도 않았다. 하지만 효과적이었다. PC버전의 인스타그램은 탐색탭이 그렇게 유혹적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앱에 더 최적화되어 있어서 모든 게 핸드폰으로 했을 때보다 불편했고, 자연히 인스타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었다. 한 번씩 나도 스토리를 올리고 싶기도 하지만 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방법이 힘든 것인지 스토리업로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포기했다. 다행히 dm은 잘되어서 한 번씩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은 편하게 할 수 있다. 



 어쩌면 불편함이 해결책인지도 모르겠다. (게으른 나에게 만세)



인스타그램 앱의 부활은 내가 좀 더 현재를 즐길 수 있을 때 할 예정이다. 한동안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내가 삶을 즐길 땐 사용시간은 줄고 자랑만 하게 되더라. 행복한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고, 불행한 사람은 더 불행하게 만드는 인스타그램. 지금은 좀 멀어지도록 하자.




덧) 쓰레드라는게 나와서 깔았는데 다행히 이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볼게 별로 없다. 일기장으로 쓰기 아주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용실 다녀온 날엔 집에 그냥 가기 아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