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실패 박물관 1관 – 하지 말라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새로운 계좌 개설 후 남은 현금을 예수금으로 전환하며 실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노트북으로 HTS를 세팅하고 관심종목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은 끝난 것 같았지만, 당시 저는 붕어였던 것 같습니다.
“안돼 안돼”
“뇌동 뇌매 절대 금지”
“초보자는 욕심부리지 말고 소액으로 1년간 꾸준한 연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상승장에서는 돈을 벌지만, 하락장에서는 전문가도 손실입니다”
라는 말들은 기억에 남았지만 머릿속을 채운건 빨간색으로 표시될 수익이었습니다. 투자원칙들은 안개 빛 조명에 흐트러진 내 몸을 감싸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게 만드는 먼지처럼 가벼운 기억일 뿐이었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한 달에 2백만원 정도만 벌면 충분하지”라는 자신감이 20만원에서 현상유지로 녹아내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Q: 소액으로 수익을 쌓는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고 원하는 수익을 얻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차트분석을 기준으로 단기트레이딩은 00년도 논산훈련소 그 이상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전날 밤: 장 마감 전 수급이 몰리는 테마의 주도주 1~2개 선정 후 기본적으로 월/주/일봉패턴, 외국인과 기관 수급, 향후 이벤트 확인 후 매수 우선순위 설정 및 상황별 시나리오설정만 해도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당일 아침: 장 시작 전 선물 흐름 파악, 테마와 뉴스 확인 후 시나리오 수정
장 시작: 시나리오별 대응을 시작으로 수익 발생 시 고스톱? 손실 발생 시 홀딩이냐 손절이냐의 결정을 짧은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하는데 초보자가 가능했을까요?
오후 2시30분: 장 마감 1시간 전, 거래량 기준 수급 파악 후 매도 or 스윙전환 여부 결정을 해야 했었습니다.
운 좋게 처음 픽 한 종목이 갭 상승했을 때, 기존에 느껴보지 못했던 전율과 심장박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컵핸들, W패턴에 타이밍이 맞아 솓아오르는 빨간 불기둥과 누적되어 계산되는 수익률의 쾌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도파민이 아닐까요?
반면 상승 후 횡보/하락, 횡보 후 상승, 그냥 하락 등 예상 범위를 벗어났을 경우 그 순간 무엇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절대적인 경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괴감과 자신감하락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파란색의 저주는 내 퍼스널컬러가 파란색인 것이 죄악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는 아이에게 사탕 주듯, 주기적으로 조금씩 맛을 보여주기를 한 달 정도. 아래 언급할 4가지의 이유로 자신감은 지하실을 뚫고 하락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군중심리: 다른 사람들은 뭐 라도 하는데 나만 가만히?
교육참가자 분들의 급이 다른 질문, 매수/매도 타점등 퀄리티가 높은 정보들을 접하자 조급함이 한 바가지 더해졌습니다. 소액의 주도주가 아닌 한방을 노리는 급등주와 테마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초전도체의 경우 단타로 수익률이 20%였지만, 실제 수익은 5만원도 안 되는 금액과의 차이만을 실감하며 더 큰 트레이딩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추가로 대왕고래 소식에 따른 가스관련주가 주목을 받았지만 주도주가 아닌 종목을 사팔사팔한 결과 수익보다는 손실의 경험만 더 쌓이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행동편양: 가만히 있으면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요?
단톡방, 까페, 네이버등에서 제공하는 정보들 중 소음과 신호를 구별해야 했는데 그걸 판단하는 기준이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당시 리들샷 열풍의 주역이었던 브이티를 스윙투자라는 명목으로 선택했지만 종목토론방에서 말도 안 되는 한 줄 이야기들에 멘탈이 흔들려 또다시 사팔사팔한결과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손실이었습니다.
더불어 기계적인 손절까지는 잘했지만 손실 만회에 대한 욕망 때문에, 급등주 중 에서 가장 익숙한 종목의 3분봉을 기준으로 매수한 결과의 성공률은 10% 미만. 가만히 있었으면 추가적인 손실은 없지 않았을 거라 확신합니다.
세 번째 확증편양 –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은 진짜 위험할까요?
가장 무서운 사람은,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즉 편엽 한 지식과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인데 당시 딱 저라고 생각합니다. 숫자와 결과를 우선시하는 와이프에게 결과론적인 차트의 흐름을 통한 수익의 결과만을 언급하며, 차트분석이 얼마나 과학적이며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합리화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바로 HLB입니다.
당시 미국 FDA 신약 승인에 대한 분위기를 확신(뭘 믿고?)하고 예수금의 70%를 HLB에 배팅합니다. 발표일 아침 강의 관계로 출입신청서 작성 및 인솔을 기다리며 영웅문을 클릭 후, 일분도 되지 않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는 가사보다 더 한 그 무언가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도버튼을 눌러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다음날 오후에 약 70% 손절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늦은 후회는 소용이 없었지만, 당시 탤런트 소지섭 님은 저 보다 수백 배(?)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가 물렸다는 기사를 보고 위안을 삼았다는 기억만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기를 두어 달 후 매수했던 9만 원대를 회복한 걸 보고, 한숨을 내 쉬는 결과에 대해 누구를 탓할 수 있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손실회피 - 본전 생각에 비자발적 장기투자자로 전환 후 구조대를 기다립니다.
윌리엄오닐이나 다른 유수의 구루들 역시 손절라인을 잡아놓고 매도하라는데 그게 왜 안될까요? 대표적으로 언급했었던 TIGER 차이나전기차의 경우, 연봉의 2/3를 투자했기에 강제적으로 손실회피할 수밖에 없었으며 중간중간 물타기 결과, 현재 16층에서 구조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대힘스라는 당시 신규 상장한 회사의 경우 종목에 힘 이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존버하다가 30% 이상의 손실. 하이라이트인 에스피소프트웨어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SPLA 유통 정유율 1위라는 기업스토리와 이벤트에 매몰되어, 차트 및 중장기 이평선도 무시하며 그 누구보다 우직하고 과감하며 무식하게 분할 매수한 결과 50% 이상의 마이너스를 찍고서야 손절을 치는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손실이 너무나 많았던 한 분이 모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다시 시작하기 전, 그전까지의 투자 과정과 결과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함께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매도버튼을 눌렀다”
수업 당시에는 “아! 그렇구나” 정도로 흘려버렸지만, 손실 금액만 달랐지 유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건 우연이었을까요? 비록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그동안 투자한 시간, 노력, 열정에 더해 광고에서 보이는 디지털 노마드는 피 나는 노력과 아웃라이어라 불리는 1만시간의 법칙을 경험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미래가 아닌 현재의 결과이며, 지금까지 너무나 쉽게 생각했던 자만, 타협 그리고 적당주의의 결과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너무나 당연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수익을 내기 위한 시장, 기업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내 성향에 맞는 투자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먼저였으며
주위 소음보다는 결정에 유효한 신호를 구별해야 했으며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고 외칠 수 있는 지식과 용기가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김유신이 아끼던 말을 단칼에 베어버렸듯이,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차가운 머리로 손절을 습관화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요?
기다릴 줄 아는 기회를 사람들은 패배라고 하며, 돌릴 수 없는 삶을 반복하듯 살 수 없다고 합니다. (feat 이덕진)
“안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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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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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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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뭘 해야 되는 것이며, 할 수 있는 게 남아있기는 한 것일까요?
(안타깝게도)네 남아있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예수금과 시간을 투자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게 신기하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글을 좋아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