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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덕 Jun 25. 2019

필리핀 팍상한 폭포를 아시나요?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2009년 1월에 새해를 맞이해서 어학원 사람들과 팍상한 폭포와 88 온천으로 여행을 떠났다.

마닐라 교외 지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곳이고, 뜻깊은 추억을 만들만한 곳이니 기회가 된다면 꼭 가길 추천한다.

10년 전 팍상한 폭포와 88 온천 숙박까지 1인당 경비가 15만 원 정도(운전기사 포함)였고 현재도 20만 원 안쪽으로 패키지가 구성되어 있으니 바가지 쓰는 일은 없도록 하자.

필리핀 같은 경우에는 역주행도 많이 하니 본인이 운전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어딜 가든 문제가 생길 시 외국인들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필리핀 대학교 졸업한 친구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는데 한화로 20만 원 정도 월급을 받는다. 20만 원이면 결코 싸지 않다.

마닐라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겠지만 팍상한은 대부분 가족 또는 단체여행이므로 벤을 타고 이동하는 편이 좋다.

필리핀은 교통사정이 열악하여 30~40킬로도 1시간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략 10시쯤에 도착한 것 같다. 

팍상한은 엄청난 관광지이기 때문에 점심쯤에 오면 대기도 해야 하고, 사람이 너무 많다.

일찍 서둘러서 여유러움을 즐기는 편이 낫다.

카누 조종사라고 해야 할지 여행 도우미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저 꾸야 등에 붙어있는 번호는 등록번호라고 하는데 이 지역에 이 직업을 갖고 생활하는 사람이 수천 명이라고 했다.


좀 더 자세하게 하루에 몇 번 하는지 생활이 되는지 물어봤더니 한 달에 2번 정도 하는데 가족들이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럼 2번 말고 조금 더 하면 좋지 않냐" 물었더니 이따가 설명하겠지만 너무 힘들어서 2번도 많다고 했다. 나도 저 때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따라만 갔기에 저분들이 카누를 들고 산을 탈지는 꿈에도 상상 못 했다.

연세도 꽤 있으셔서 이렇게 앉아서 가도 될지, 미안하단 생각도 많이 들었다.


여하튼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출발~ 

선두에 모터 카누 한 대가 줄줄이 밧줄로 이어서 산 초입까지 간다. 

물이 좀 더러운데 필리핀은 배수시설 및 정화시설이 좋지 않아 생활하수가 그대로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꾸야'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한국말로 하면 삼촌이나 아저씨 정도이다. 

친근함의 표시이니 헤이라고 하기보단 꾸야(남자), 아떼(여자)로 표현하면 훨씬 좋다. 

매체에서 필리핀 이미지가 안 좋게 표현되는데 친절한 사람이 훨씬 많고 대부분 굉장히 긍정적이다.



마냥 좋은 날이다. 

해외나 국내나 여행의 참맛은 저런 평화가 아닐까 싶다. 

편안한 옷차림, 좋은 사람들, 맛있는 음식들, 허락된 자유 등 다시 피부로 기억나니 행복하다.



이렇게 꾸야들이 소리 지르고, 신음 내면서 올라가는데 내려서 도와도 되냐고 했더니 그럼 자기들이 더 힘들다고 막 움직이지만 말고 최대한 가운데에 뭉쳐달란다. 

하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도와준다 하면 더 짐이 될 때가 있으니 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엄청 미안한데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카누가 올라가는 느낌이 또 즐거웠다.

주의할 점은 지금은 이른 오전이라 올라가는 카누만 있는데 점심만 돼도 카누가 올라가고 내려오니 손은 꼭 본인 다리나 배에 위치해야 한다 카누 양옆을 잡다가 카누끼리 부딪친다면,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여긴 팍상한 폭포 중간지점인데 꾸야들이 잠시 목을 축이는 곳이다. 사이다와 콜라 등 개당 천 원 정도 하니 고마움의 표시로 사드리면 정말 좋아하신다.

안타깝게 폭포 정상 사진이 소실되었다. 

팍상한 폭포에 가면 작은 동굴이 있는데 조그만 뗏목을 타고 폭포를 한 10초 정도 맞고 나온다. 

즐겁고, 아프고, 왜 하나 싶기도 한데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거 보니 꼭 체험하시길.


내려올 때는 꾸야들이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다. 

내려가는 물이 있으니 살살 밀어서 밑에까지 내려오는데 엄청 즐거워한다. 

2주 동안 쉴 수 있으니 좋을 만도 하다.


즐거운 팍상한 폭포 체험은 끝으로 하고 88 온천으로 이동했다.

여긴 엄청 유명한 곳인데 한국 사장이 운영을 했다. 

지금은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땐 그랬다. 또한, 책임관리자는 필리피노였는데 한국에 오래 살아서 한국말을 엄청 잘했다. 이 분은 아직 계실 것 같다.



88 온천은 한국 워터파크와 비슷한 시설로 되어있다.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산책하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어 후회하지 않는다.


수영장도 꽤 괜찮아서 저 날 물 엄청 마셨다. 

오후 5시쯤에 도착해서 그런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는데 아침부터 즐겨도 괜찮은 곳이다.


브런치에 글을 계속 작성하면서 지난 기억들이 떠오르고, 행복한 감정이 드는 나날입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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