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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덕 Jun 13. 2019

호주 워킹홀리데이 직업은 뭐가 좋을까?

도심에서 벗어나면 돈이 보인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참여 시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육군의 보병, 해군의 갑판 병과같이 기술직이 아닌 일반 직업을 설명하려 한다. 나 또한 문과 출신에 별다른 기술이 없어 해군 갑판에 일반 직업으로 호주에서 연명하였으니 분노하지 마시길,,,


글 제목과 같이 내 기억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이야기이기에 직접 경험한 것만 설명하겠다.


1. 세차장


08년 9월 호주 시드니에 도착 후, 앞에서 포스팅한 내용과 같이 영어실력을 떠나 외국인 울렁증이 있어 햄버거 주문하는 것조차 너무 힘들던 상황이었다. 다들 아는 바와 같이 호주 나라밖에 더 있겠는가?


간혹 가뭄에 콩 나듯 호주 나라 사이트에 오지잡이 있기는 하지만 질 떨어지는 잡이므로 한인잡이나 수준이 거의 비슷하다.


호주나라 사이트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식당 서빙, 설거지, 데모도, 세차장, 이삿짐센터 등 말 그대로 일반 노동이다.

생각이 없어지고, 욕망의 1단계 상태에서 2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다.


더욱이 "아 저거라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경쟁률이 심해 취업하기도 어렵고, 설상 취업했다고 해도 그만둘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치게 된다.(요즘엔 많이 없어졌다고 하나 한 달이 지나기 전에 자르시는 그런 분들이 종종 있다.)


처음 갔을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 실패 테크를 타고 있었는데 한이 타운 스트라스필드에서 시작을 했고, 세차장 일은 버우드, 스트라스필드 바로 옆 동네에서 했다.


세차장은 이삿짐센터 다음으로 힘들고, 기피하는 대상이다. 항상 구인란에 올라와 있는데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일이 힘든 것도 있지만 날씨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쉬는 날 없어 일주일 내내 일해야 할 때도 있고, 비가 계속 내리면 계속 쉬어야 할 때가 있다.


처음 소지한 돈은 2천 달러였기에 3달 동안 이 악물고 버텼다. 피부가 하얀 편이지만 3달 뒤엔 초라할 정도로 많이 까만 상태가 되어 있었고, 팔뚝부터 손등까지, 특히 발목 피부가 많이 갈라져 있었다.


자외선을 많이 쬐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데 레이저 치료를 해도 원상복구가 되지 않으니 선블록을 꼭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세차장은 차를 사랑한다면 해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세차장 가서 세차하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진행하기에 3달 정도 되면 기계로 자동차 광내는 것까지 배울 수 있다. 한국에서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고급 기술이며 외제차 상대로 터득한 방법이기에 쓸모가 있을 것이다.


결론만 말하면 주급으로 사는 호주에서 일정한 주급이 필요하니 세차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2. 청소


청소는 장소와 때에 따라 다르지만 난 가구점, 쇼핑몰, 사무실 위주로 했었다.

청소는 한국 사람들이 슈퍼바이저를 많이 하는데 조건은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생활영어 가능해야 하며 차량 및 청소도구 소유하면 된다. 그 외에는 본인이 영업을 하여 수주받아오는 것이다.

수주받는 것이 어렵다면 어려운 것인데 청소할 곳은 많고, 청소일 하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어서 항상 슈퍼바이저는 인력을 찾으러 다닌다.(오더 받을 정도 영어 수준과 운전만 잘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청소는 아르바이트처럼 한다고 하면 괜찮은데 직업적으로는 맞지 않다.

청소도 고정은 이미 선점이 되어 있고, 파트만 남아서 사람을 돌리기 때문에 일정치가 않다.

슈퍼바이저와 친해져서 고정이 되는 것보단 본인의 실력을 빨리 쌓아서 슈퍼바이저가 되는 편이 좋다.


청소는 장소에 따라 노동강도가 달라지며 개인적인 견해지만 별 할 것 없는 곳이 더 스트레스였다.

할 건 없는데 몇 시간 동안 눈치 보면서 깨끗한 곳을 계속 문대고 있어야 하니 말이다.

청소는 가끔 알바로 합시다.


3. 고기 공장


고기 공장 경험은 두 번 있다. 한 번은 Rockhampton의 Teys Bros에서 소고기 공장에 취업한 일이고, 두 번째는 Tomworth의 Peel Valley 양 공장에 취업한 일이다.


위에 나열했던 일들은 4개월 안 되는 시간 동안 진행했으며 09년 1월부터 락햄튼 티스브로스 소고기 공장에서 일하였다.

호주나라에서 구할 수 없던 오지잡을 어떻게 구할 수 있었을까?

친구 중에 한 명이 나에게 고기 공장 가서 일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받고 있는 시급에 2배 이상이라고 했으며 이는 사실이었다. 

시간당 20.33달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800원대로 떨어졌지만 저 당시에는 1,100원 때라 엄청난 흥분의 시간이었다.


어딜 가든 한국 사람들끼리 사기도 잘 치고 잘 괴롭힌다. 친구가 나에겐 그냥 소개해줬지만 친구는 소개해준 한국 사람한테 200달러를 줬었다.

웃기 점은 교차로 신문 같은 구인란에서 호주 신문을 보고 호주 나라에 고급 정보 배포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공급한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이것도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이긴 하나 개인적으로 이건 아니지 싶다.


요즘에는 Gumtree, Seek.com 등 오지 잡에 지원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이 있으니 사용할 수 있기 바란다.(구인업체 소개를 해줄 수 없는 이유는 공장 정직원 채용이 아닌 협력사 통해 인력 구성하는 내용이라 모집에 따라 구인업체가 상이하다. 그렇기에 Rockhampton Teys Bros, Tamworth Peel Valley로 자주 정보를 찾아야 한다)


한국으로 치면 인력사무소에서 신분 확인하고, 서류 작성하여 공장으로 보내지는 식이다.

고기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선 Q-Fever 백신을 맞아야 하기에 신체검사를 받고, 음성반응 나올 시 백신을 맞는다.

현재는 백신 처방하면 걸릴 확률이 1% 미만이라고 하며 백신을 맞지 않으면 공장에서 일을 할 수 없으니 유의할 것. 



공장 사무실에 도착하면 인덕션을 하는데 말 그대로 회사 소개, 주의사항 및 포지션 설명 등 오리엔테이션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1일 정도 받는데 공장 일정에 따라 2일 또는 3일까지 받는 사람도 있다.


근로계약서 비슷한 개인 정보 서류다.


간단하게 포지션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1) Kill Floor(도축) - 도축 프로세스이다.(내용이 좀 무거울 수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개인적으로 질문하시길 바랍니다)

2) Boning Room(발골 및 포장) - 정육점에서도 볼 수 있는 부위별 구분과 포장

3) Road Out(물류) - 상자에 포장하여 상차하는 작업


대부분 동양인들은 Kill Floor와 Road Out에서 일한다. 

Boning Room과 Road Out은 주 5일(하루 8시간)이며 Kill Floor만 주 4일(하루 10시간)이다.

보직은 개인 선택이 아닌 공장 인사팀 선택이며 도축 일이 시간이 가장 비싸다.


짧고 굵게 일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도축이 좋다. 주 4일 휴일 3일.


난 저 세 가지 일을 3개월씩 번갈아 했지만 도축 일이 가장 힘들었다. 잔인하고 더러워서가 아니라 노동 자체의 강도가 심하다. 

10시간 동안 서서 작업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며 양이나 소나 무게가 엄청 나가기 때문에 인간의 2차 욕망은 안녕이다.


공장에서 포지션별 하는 일이 궁금하여 댓글이나 문의가 많이 오면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으니 자유롭게 질문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고기 공장 취업을 좋게 생각하여 지역을 옮겨가면서 일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한 사업장에서 6개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


1) 목돈 - 세금 29%로 많지만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끝나면 환급받을 수 있으니 적금이라고 생각하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있어야 뭐라도 할 수 있다. 난 공장에서 일한 돈으로 호주 여행, 필리핀 어학연수, 대학교 등록금까지 해결했다.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는 이유는 2번에 있는데 공장 부지가 시골에 있다.

저 당시 환율로 주에 90만 원 정도 벌 수 있었다.


2) 오지 시골 - 락햄튼이나 탐월스는 중소도시로 인구도 많지도 않고 인프라가 부족하다.

할 것도 없고, 일 끝나면 영어공부나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발음과 표현을 따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


3) 다양한 국가 친구들 -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많은 국가 사람들이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함께 클럽에 가거나 파티를 즐기며 생활할 수 있다. 



농장은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차이가 너무 커서 별도로 설명은 안 했다.

공장은 취업해서 힘들어도 한 달만 하면 이동할 수 있는 돈은 버는데 농장은 초보가 진입 시 농장 하우스에서 웨이팅도 해야 하고, 수확기간도 짧아서 이동을 자주 해야 한다.

정보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동하다가 비용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아서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공장보다 2배 이상도 가능하니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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