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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 Jan 28. 2022

7.3% | 미국 유학 첫 면접을 봤다!

벌써 생겨버린 애교심

두둥.

두둥!

두두둥!!!

면접에 초대하는 이메일이 어제(1/26일 새벽 2시) 왔다.

그날 나는 새벽 3시까지 동기 쌤이랑 나 하나도 안되면 어떡하냐고 ㅠㅠ 나 슬럼프 온 것 같다고.. 하나도 못하겠다고 한탄 전화하고 있었는데 새벽 2시 반에 이 이메일이 왔던 것이다.

나는 당연히 홍보 메일인 줄 알고 흘깃 보고 말았는데, 자기 전에 다시 확인하니 인터뷰 초대였다!!

감격스러운 첫 인터뷰 초대장 


감격스러운  면접 오퍼 

지금 거의 6개월 넘게 유학을 준비하면서 이게 맞는 건가 하고 허공에 지원서를 뿌리는 기분이었는데, 이 길이 맞다, 너의 자소서를 very impressive 하게 읽었다.라는 이메일에 너무 좋으면서도 놀랐다. 일단 내가 맞는 루트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는 것 같았다. 이곳은 지난 1/15일에 지원한 곳으로 지금 거의 2주 만에 연락이 온 것이다. 그럼 내가 그나마 priority라는 뜻일까? 헤헿 이런 상상도 해보고. 하여튼 첫 면접 이메일이기 때문에 너무 깜짝 놀라고 기뻤다.


면접을 보는 방법은 저 링크를 누르면 구글 캘린더로 이동하고, 바로 다음날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고르게 되어있어서 내가 하나의 슬롯을 고르면 되었다. 인터뷰 스케줄을 예약 한 뒤 어떤 교수님이 면접자 인지도 나와있어서 부랴부랴 찾아보고, 학교도 찾아보고, 학교 위치도 찾아보고, 이것저것 다 찾아보면서 애교심이 벌써 폭발함. ㅋㅋㅋㅋㅋ 너! 무! 가고 싶어 졌다. 면접 준비 전에 학교가 너무 가고 싶어 져서 다른 것만 찾아봤음.


한 21개 정도 지원서를 썼더니 이 학교를 왜 썼지? 뭐라고 자소서에 썼지? 잊어버려서 내가 자소서를 찾아봤다. 신기한 점은 다른 모든 학교에는 연구하고 싶다고 썼는데, 딱 이 학교만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라서 리더십 중심으로 쓰고 연구는 그렇게 강조하지 않았다. 그런데 딱 이 학교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쉽게 휘둘리는 나는 아... 나는 연구자가 아니라 리더가 되어야 하는 건가? 이런 생각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진짜 차라리 short notice를 주는 게 다행인 것 같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쓸데없는 생각만 커졌다.  



면접 준비에 주어진 시간은  24시간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 우선 이메일에서 보내준 총 8개의 학교와 학과 소개 동영상을 아주 꼼꼼하게 봤다. 학교 핏에 맞추고, 학교가 잘 쓰는 언어를 활용하기 위해서 유튜브 자막을 다운로드하기까지 했다. 리서치를 학교 지원할 때 한 게 아니라, 인터뷰 요청이 오고 나서야 진짜 열심히 했다. 근데 돌이켜보면 뭐든지 일이 순서대로 된 적이 없다. 그냥 제때제때 해내면 되는 듯.


학교 리서치에 거의 하루를 다 쓰니 저녁이 되었다. 실제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면접 연습은 하나도 안 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역시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데드라인까지 일을 끌고 가는 사람이므로 오늘 자는 시간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느긋히 연습하기 시작했다.


우선 sop를 읽으면서 관련 질문이 왔을 때 어떻게 답할지 연습해보고, 인터넷에서 예상 질문을 찾아서 어떤 주제의 답을 할지 대충 머리에 그렸다. 그 후에는 노트북에 녹화하면서 연습했다. 계속 말하는 연습을 하니까 목이 걸걸해지기 시작하고 너무 졸려서 한 시간 알람을 맞추고 자고, 다시 일어나서 연습했다. 새벽 5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났다. 실은 새벽에 계속 연습한 것도 아니고, 트위터도 보고, 내 예전 일기 읽고,, 그랬다. 7시에 일어나서는 정말 정신 차려서 2시간 동안 힘들게 연습했다. 그러고 나니 아침이 되고, 면접 시간이 되었다.  

밤 꼴딱 새서 준비한 줌 미팅 


드디어 인터뷰 

미리 들어가서 장비를 세팅하고, 또 혹시나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 할까 봐 예상 답안도 여기저기 켜놨다. 50분에 시작인데 53분까지 시작하지 않아서 긴장했다. 그래서 눈 감고 잘할 수 있다 하고 다독였다. 정말 긴장했는데 교수님이 인사를 건네시는 순간, 너무 친절하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이야기하듯 면접을 볼 수 있었다. 질문은 그렇게 까다롭지 않고 평이했다.


1. 간단한 소개 

- 원래는 학업 배경, 일한 경험, 뭐에 관심 있고, 앞으로 뭐하고 싶을지에 대해서 길게 연습했는데 막상 대답하니까 아주 단순하게 답했다. 신기했던 점은 교수님이 ‘자기소개해보세요.’ 이렇게 질문하시지 않고, 너의 서류를 보기는 봤는데 그래도 내가 너를 이해하고 너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네가 어디 출신인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하셨다. 한국에서 인터뷰를 볼 때는 모두가 정장을 입고, 교수님들 앞에서 정말 긴장하고, 교수님도 딱딱하게 질문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편하게 물어봐 주신 것이 너무 신기했고, 바로 긴장이 풀어졌다.


2. 왜 이 프로그램 

미리 준비했던 이 학교의 강점과 내 관심을 연관시켜 답했다.


3. 리서치 경험과 네가 직접 한 부분 설명 

조금 말을 더듬었지만 그래도 내가 한 것을 잘 설명했다. 다음 인터뷰에서는 매끄럽게 답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겠다. 특히 내가 직접 한 부분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말해야겠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계속 끄덕끄덕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 하고 리액션해주셔서 마음이 편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정말 감동했다. 


4. 왜 네가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냐 

자소서를 기반하여 내 생각을 솔직히 말했다. 스크립트를 짜 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풀어서 말했다. 교수님께서 그래 내가 궁금한 게 이거였는데 대답을 잘해줬다는 식의 리액션을 계속해주셔서 너무 안심이 되었다.


5. 앞으로 5년 후에는 뭐하고 싶냐. 이 학위로 뭘 할 거냐.

그래서 Principle Investigator 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내가 직접 리서치를 디자인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냥 리서치하고 싶다가 아닌 리더로서 주체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원래 병원에서 행정직으로 일했지만 그걸로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연구직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석사를 지원했고, 이 포지션도 지원했다고 스토리를 말씀드렸다. 교수님이 PI가 되고 싶구나. 잘 알겠다라고 말씀하심.


5. 내 강점과 약점 

사실 미리 술술 말이 나오도록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듬었지만 자소서를 기반으로  장점은 나는 챌린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길래 내 스토리를 말씀드림. 미리 여기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했기 때문에 말하기가 훨씬 쉬웠다. 이 도전도 나를 챌린지하는 것이라고 연관 지어 말했다.

약점으로는 나는 생각이 많다고 했다. 그러니까 자신도 그러시다면서 우리 공통점이 있구나라고 말해주심. (세상에 이런 면접관은 처음이다. 너무 친절.. 벌써 교수님이 좋아짐. 수업이 기대됨. 이 학교가 좋아짐 ㅋㅋㅋㅋ) 생각이 많아서 괴로울 때가 있는데 올해는 그걸 명상과 카운셀링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교수님이 효과가 있다니 다행이라고 하심.


컴퓨터에 혹시 켜놓은 예상 답안은 역시 면접 볼 때는 그걸 하나도 읽을 여유도 없고, 연습한 대로 답하지 않고 질문에 따라서 잘 가감하여 대답한 것 같다. 내가 면접을 잘 봤다고 생각하다니. 이건 내 인생에서 처음인 것 같다. 항상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엄청나므로 항상 후회하는 편인데, 오늘은 그냥 나름 잘했다. 왠지 답 잘한 것 같다.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나 이 면접은 질문 자체가 감점을 하려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인지 실제로 보고 싶다의 느낌이라서 더 편했던 것 같다. 


중요한 건 지금 내 마음이 정말 편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답이 오지 않는 학교들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뭐야 인터뷰 그렇게 안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고 가장 중요한 건 바닥까지 떨어져 있던 자존감이 올라갔다는 점이다. 지원 후에 리젝 이메일만 받다가 처음으로 면접 제의를 받았다는 게 정말 너무 기쁘다. 나는 벌써 이 학교에 애교심이 생겨버렸다. 되면 좋겠다. 너무 기대된다. 벌써 내 마음은 미국이다. 이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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