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라고 필사적으로 나를 달래본다
벌써 올해의 5프로가 가버렸다니.
요즘은 정말 데드라인에 맞추어 산다. 미리 하는 법 없이 데드라인에 있는 것만 간신히 1분 전에 해치운다. 아니 심지어 데드라인 당일에도 재깍재깍 몇 시간 일찍 끝내는 법이 없이, 딱! 1분 전까지 미뤄두고 한다.
데드라인 넘긴 것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1월 15일 마감 즉,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후 2시 마감인 대학들 10 곳 중에서 5곳을 썼다. 진짜... 질질 끌었다. 모르겠다. 이제 그만 쓸까 싶기도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나를 미워하고 경멸하고 죽이고 싶은 그런 성격이 있으니까. 나에게 죽고 싶지 않으면.. 써야지.
어제 내 라이팅 샘플이기도 한 논문을 투고한 결과가 나왔고 리젝이었다.
그럴 줄을 알았는데. 또 막상 리젝을 받으니 싱숭하다. 그래서 최대한 아무런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 척하고 있다. 마치 추운 겨울날 밖에 서서 아 안 춥다 하고 자기 최면을 거는 것처럼. 현실 회피 중..
내가 투고한 곳은 어디 들어가서 심사평을 확인할 필요도 없이 바로 이메일로 리젝 소식과 함께 왔다. 그것도 모르고 스크롤 내렸다가 깜짝 놀라서 꺼버림. 딱 제일 윗 한 줄 기억나는데 이런 연구가 부족했는데 다행이라고? 이런 다정한 문구가 있었다.
그래.. 심사위원 세 명이 내 글을 정성껏 읽어주었고, 코멘트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냥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 거고(다른 박사 선생님들의 조언은 무서워서 못 구했지만;;) 뭐 주변인들에게 더 적극적을 물어보고 하지 못한 탓에 떨어진 거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걱정되는 건.. 라이팅 샘플 낸 것이 그럼 별로라는 소리인데. 그럼 합격 가능성이 더 떨어지겠구나 싶어서 조금 움츠러든다. 그래도 어쩔 것이냐. 이것이 내 실력인데. 실력이 안 맞아서 너 오면 안 되겠다고 하면 그건 정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고, 그래도 내 연구 초점을 이해해서 부분 승인을 준 심사위원 같은 분이 입학 커미티에 있다면 ㅎㅎㅎㅎ 또 운이 좋아서 그 밑에서 더 배울 수 있는 거고. 그냥 나는 계속하는 수밖에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