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걸었다.
뜨거운 땡볕을 피해서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백화점에서.
"요즘 날씨 미친 거 아니야?"
"진짜 숨이 막혀."
우리의 데이트는
일을 핑계 삼아
틈새를 만들고
틈새 안에서 즐거운 것을 해야 하는
운명의 닭대가리인가??!
쉬는 날, 무조건 가야 하는 울산 AS를 가면서
우리는 꼭 먹어야 하는 복삼계탕을 먹고,
부산 이케아도 가고, 영도포차도 가자고 했다.
"그래, 그래 그러자"
"좋다. 좋아."
가는 동안 머릿속에는 각자만의 고민을 담고 있는 것 같았지만 (서로의 좋은 기분, 이 침묵을 깨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우리는 평온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으르렁 거리던 사냥개 같았는데.
편안해서 그런가 보다. 편안해서.
울산으로 가는 차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평온하고 청량했다.
오늘 하루 이 시간만큼은 평온하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었나 싶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복삼계탕은 먹지 못했지만,
이케아도 가고, 영도 포차도 갔다.
해가 지니 선선해졌고, 그에 따라 '기분이'가 좋아지는 걸 보니,
아! 이런 게 바로 소소하고 쏘쏘한 행복 아니겠는가!
낮에 쇼핑몰에서 하염없이 걸으며 사온 만원의 꽃은 날 한단계 더 업된 기분 좋음으로 만들어줬다.
요새 나에게 꽃이 자주 등장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이틀 삼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짧게 피어있는 꽃이라지만,
사들고 있는 내도록,
보고 있는 내도록,
나는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걸~
꽃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걸~
꽃처럼 아름답게 활짝 피어나고 싶다는 내 마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났다.
은근히 보면 나는 감성적이다. 꽃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메리골드
: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나는 지금도 조금씩 행복하고 즐겁다.
그런데 그 꽃을 보고 있자니,
저 멀리서 더 큰 행복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더 큰 행복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빨리 오면 좋겠다.
그럼 눈이 초승달 마냥 작아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웃고 또 웃고, 또 웃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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