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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잡동사니가 날 감싸네

평생 '미니멀'하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by 유프로

구글에 minimal과 maximal을 검색해봤다. minimal 검색 결과가 약 4~5배 더 많다. 미니멀에 관심은 많지만, 실제 삶이 미니멀한 분들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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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태껏 짐이 많은채 살아왔다. 짐을 이고 살아왔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늘 가방도 무겁고 뭔가 많이 들고다니는 편이다. 출장이나 여행 갈 때도 이사가는 것처럼 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가벼운 편도 아니다. 우리 가족도 그렇다. 집안에 빈 공간이 잘 없다. 나는 미니멀에 늘 관심은 많았지만 수집가의 기질이 있고 물건에 의미부여 하며 무엇을 잘 버리지 못한다. 결정장애의 성격도 버리지 못하는 일에 한 몫 했으리라.


올해부터는 가벼워지고 싶었다. 물건뿐만 아니라 내 목표와 일에서도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하고 싶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일한다. 부자들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의 그날 to do list도 맥시멀하다. 이것들을 어떻게든 끝내려고 하거나 다음날로 넘긴다. 그런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선택하고 아예 쳐다도 안보는 것이 한정된 에너지와 의지를 감안했을 때 정신 건강에도 더 좋고 판단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화면에도 '미니멀 라이프' 스티커를 추가한지 오래 됐는데 실천은 전혀 못하고 있었다. 생각만 하던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으로 옮기는 한달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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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무실 자리도 사물함도 거의 다 차있다. 정기적으로 버리긴 하는데 다버리진 않고 새롭게 넣을 것들이 들어갈 만큼의 공간만 남긴다. 주변 사람들이 늘 자리가 꽉 차있다고 한다. 가끔 쓰긴 하는데 꼭 굳이 남겨둬야 할 것들은 아니다. 이렇게 쌓이게 된 데는 언젠가의 쓸모를 위해 쌓아두는 습관과 버림과 배열에 대한 어떤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건의 사용에도 80대20의 법칙이 적용될 것 같다. 문구류도 옷도 자주 쓰는 것은 정해져 있다.


한달간 변화를 보기 위해 사무실 자리 정리 전을 찍어놨다. 일시적인 정리는 몇번 했었지만 여백의 미가 유지된 기간은 짧았다. 구역과 분야를 나눠서 정리 계획을 세우고 매일 실천하며 라이프 스타일로 만들고 싶다. 물건 뿐만 아니라 나의 목표와 실행 계획에도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동료들도 각자 원하는 목표에 맞게 자신만의 본질과 가치관을 찾아가는 여정에 도움이 되고 싶고, 나 같은 맥시멀도 어디까지 버릴 수 있는지 직접 보여드리고 싶다.


인간은 태어날 때 주먹을 쥐고 있지만, 죽을 때는 주먹을 편다고 한다.
태어날 때는 세상의 모든 것을 움켜쥐려고 하기 때문이며, 죽을 때는 부귀와 영광, 그 밖의 모든 것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주고, 자신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기 때문이다.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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