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을 모으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나의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봤다. 하루에 일어난 빅 이벤트가 아니어도 일련의 상황들이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안 좋은 일은 바로 인지했다면 좋았을텐데,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시간이 흐르고 나서 깨달았다. 나의 삶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3가지 기억이 있다.
1. 빠른 손절
나는 대체 왜 인지 모르겠지만 자존심이 센 아이였다. 승부욕도 강했다. 약간의 완벽주의도 있어서 (지금은 1도 없음) 다 잘해야했고 게임이든 뭐든 지면 분해했다. 그러면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야 했는데 질 것 같은 게임이면 시도를 하지 않았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닌 곳은 교육열이 높은 곳이었는데 우리 집은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부 안 한 척 학교에선 자거나 놀았다고 하면서 이미 초등학교 때 고등학교 과정을 끝낸 아이들이 많았다.
게다가 10대 답게 노는 맛에 빠져버렸으니 점점 더 열심히 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이 욕심인데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노력을 포기해갔다. 많은 교육 책에서 아이에게 똑똑한 아이라고 칭찬하지 말고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라고 하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2. 그릿 발휘
대학교 때까지는 고정형 사고방식과 학습된 무기력을 핑계로 적당히 살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폐인같이 살진 않았다. 대학생 때 동아리를 했었다. 원래 리더 자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 동아리의 장을 맡게 됐다. 내가 제일 집도 멀고 상황도 좋지 않았는데 내가 봐도 내가 적임자였다. 1년 임기를 마치기 어려웠지만 어떻게든 잘 끝냈다. 내가 봐도 그 해는 정말 잘했다. 그때 처음으로 제대로 된 그릿을 느꼈다.
나중에 '그릿'이란 책을 읽고 나서 제대로 알게 됐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그릿을 키우기 위해 체육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권장한다. 학업이나 일 외적인 일을 끝까지 하는 것도 그릿이다. 내 상황이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맡은 일을 멋지게 끝냈던 것이다. 그때의 뽕맛은 20대 내내 나를 지배했다.
내가 두번째로 그릿을 발휘했던 경험은 마라톤이다. 나는 2015년에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이 경험은 할말이 많아져서 언젠가 다시 얘기하는 것이 낫겠다. 아무튼 왜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지 42.195km를 다 달리기 전에 느꼈다. 마라톤의 목표는 1등이 아닌 완주다. 나는 나만의 경기를 완주해야한다는 것을 이때 배운 것 같다.
3. 다시 서기
2018년에는 포기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내가 완전히 성장형 사고방식으로 바꾸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 다른 부분까지 퍼져나갔었다. 나는 이때 구덩이에 빠졌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스스로 노력해서 그 구덩이를 빠져나왔다. 이젠 이전처럼 그렇게 쉽게 포기하진 않는다. 포기로 인한 아쉬움이 더 크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변화'입니다. 변화를 위해 자꾸 시도해보고 도전하는 자세가 오래 사는 방법도 되지만 젊게 사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10대의 나에게 누군가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늘 있었다. 모든 일에는 빠른 포기가 필요할 때도 있고, 그릿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다. 포기와 그릿, 무엇을 선택하든 다시 도전하는 일은 앞으로 또 다시 반복될 것이다. 앞으로는 오래 젊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