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상심과 상실을 겪고 갖은 언어와 욕망들이 연기처럼 흩어졌다. 종종 바보상자를 멍하게 바라보다 붉은 앵두 같은 입술이 쫑알대곤 하면 그 맛이 어떨까 생각하다 피식 웃는다거나, 짙은 향기에 뒤를 돌아본다거나, 높은 하이힐을 또각대는 여인의 새침한 아킬레스건을 힐끗 보거나. 이마저도 순간. 욕망하지 않는 시간들은 고요 속에 말없이 편안함을 준다. 제주의 땅에 숲에 푸름과 향기에 닿고 싶다는 깊은 마음 외에, 그저 지루하지 않았으면.. 조가비가 입을 꾹 닫아봤자 굶어 죽기밖에 더하냐며 재촉하고, 나만이 내게 파문을 일으켜 요동침을 안다. 내게 네게 곧 웅혼할 것들을 끌어, 끌어당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