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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회의원 안민석 Jun 25. 2020

오산천에 허브를 심으며


코로나19의 끝이 보이지 않는 우울한 시절입니다. 처음 코로나 환자가 발병했던 지난 설날 연휴 때엔 봄이 오면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라고 했지만 봄을 지나 여름 문턱까지 온 지금도 코로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지쳐가고 있고 제2의 팬데믹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들립니다. 이런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엄동설한에 꽃씨 하나를 묻는 심정으로 오산천에 허브정원을 만들었습니다. 민주당원들이 가꾸는 작은 정원이지만 시민들께 허브향기를 전하며 코로나 시기에 힐링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산천에서 시민들 스스로 가꾸는 수십 개의 정원 중의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허브 정원인 것처럼 다른 정원들도 각각 개성이 넘치고 특색있는 정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만들어질 많은 정원들도 고유의 색깔과 향기를 뿜는다면 오산천 정원은 대한민국의 명소가 될 것입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오산천 정원의 꿈을 향해 달려갑니다.



2015년 오산천 시민정원을 처음 제안한 이후 5년이 지난 지금은 시민들의 참여와 헌신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로당 어르신들께 정원 사업을 권유하여 심신 건강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어 드리고자 하였는데 아직은 어르신들의 참여가 없습니다. 대신 사회단체, 농협, 향우회 등이 정원 한 개씩 맡아 책임지고 가꾸고 있는데 나름대로 의미 있고 참여하는 분들의 노력과 성의가 감동적입니다. 오산대 권영탁 과장은 영남연합회가 정한 매주 금요일 물주기 당번을 맡았다고 자랑하듯 제게 말합니다. 100개가 넘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정원을 한 개씩 맡아 가꾸고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도 눈높이에 맞는 오산천 정원을 만들어 가꾼다면 오산천에는 수년 내에 수백 개의 정원이 만들어질 것이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오산천 정원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상상만 해도 설렙니다.


지금의 오산천도 감탄할 만큼 아름답고 예쁘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시민들과 함께 오산천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노력한 덕분인데, 최근에는 수달이 나타나 오산천 생태계가 건강하게 회복되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오산천의 꿈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년을 시민과 함께 가꾸어온 오산천을 앞으로 20년 더 가꾸어 대한민국의 대표 정원으로 만들길 소망합니다. 영국의 템즈강 정원박람회처럼 대한민국의 오산천 정원박람회를 만들기 위해 최근에는 오산천 식생 전문가 중앙대 안영희 교수님과 함께 오산천을 탐방했습니다. 20년 전 제가 대학교수 시절 오산천 살리기 환경운동을 하던 때 오산천의 꿈을 나누던 분이 바로 안영희 교수님입니다. 우리나라 원예분야 권위자이신 안영희 교수님이 오산천에 매료되어 수없이 오산천을 거닐며 지금의 오산천이 되도록 도와주셨는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 두 안 교수가 오산천을 거닐며 오산천의 꿈을 공유했던 때가 정확히 2000년 봄이었으니 지금 오산천의 기적을 이루어 내는데 딱 20년 걸린 셈입니다. 20년 전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오산천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또 다른 20년을 기약하며 오산천 시즌 2를 그려봅니다.



20년 후 오산천은 어떤 모습일까요? 수십 개의 허브 정원을 시민들이 가꾸고, 오산천 곳곳에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고, 20리길 오산천에는 시민들이 가꾼 수백 개의 정원에 수백 종의 꽃들이 만발해 있을 것입니다. 오산천의 꽃과 정원을 보기 위해 해외와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봄가을엔 오산천에서 정원 박람회가 열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산천의 수달은 더 많은 가족을 거느리며 살 것이고 수질은 더 맑아져 아이들이 멱 감는 오산천이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오산천은 시민들의 자랑이자 자부심이 되어 후세에게 물려줄 것입니다. 20년 후의 오산천 시즌2 꿈을 상상하며 오늘 허브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허브 향기를 맘껏 즐기며 코로나19를 날려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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