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트렌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국내 유일 20대 전문 연구소의 요즘 세대 본격 관찰기

by 암시랑

궁금했다. 시대나 연도로 구분되는 이니셜 세대들의 특징이나 규정되는 사고방식이 어떻게 작동되는지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중 1988의 덕선이는 나보다 딱 한 살 어린 1971년 생이다. '라면만 먹고 뛰었다'라는 임춘애가 금메달을 땄던 1986년 아시안 게임이나 세계인의 축제라기보다 대한민국의 이슈였던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굴렁쇠를 굴리던 아이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같은 오래된 시대는 단순히 옛날일까.


이 책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2030의 MZ세대들에겐 회상조차 할 수 없는 비경험적 일들임에도 젊은 그 세대들 역시 '응답하라' 시리즈에 열광했던 이유와 요즘 핫한 84년생이나 90년 생들처럼 탄생 연도를 기준으로 시대의 흐름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는 점이 특이점일 수 있겠다.


시대를 대표하는 트렌디한 세대를 읽어내는 일은 꽤나 흥미로우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데 중요하다는 건 말하자면 입만 아프다. 레트로나 뉴트로의 의미가 이미 새롭지 않은가. 정말 트렌디하다는 건 공기처럼 빠르게 변화한다.


"결국 밀레니얼-Z세대를 관통하는 트렌드는 이들의 소비 트렌드로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말에서 이들 세대가 소비를 이끌고 또 이들의 소비패턴이 앞으로의 소비자 니즈라는 시사점이 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한창 소비 중심이었던 개인 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욜로 소비에서 합리적이고 공유적 소비를 강조하는 것으로의 변화가 이해되면서 공감을 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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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정리한 다른 책들을 보면 가끔 1970년 생인 나는 보통 에코 세대나 '낀' 세대로 구분되곤 했다. 베이비 부머 세대와 X세대 어디에도 뚜렷하게 포함되기 애매한 세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말 그대로 두 세대 사이에 낑겨있다고 해서 낀 세대다. 개인적으로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오롯이 자녀에게 헌신하던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적당히 '나'도 중요하다는 생각과 부모님 봉양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진 세대다.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에 따른 '낀' 세대이며, 베이버 부머라고 하기엔 고리타분하진 않고, X세대의 적극적 자기표현의 문화적 개방에 살짝 불편함도 느끼기도 하는, 어느 정도 제도나 규칙에 보수적이기도 하다.


세대의 특징을 정리하면서 가취관, 후렌드(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같은 대놓고 짧게 줄이는 말줄임이 문장을 대하는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역시 참 많은 문장을 줄여 놓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언어를 만든 이와 만든 목적이 명확하다는 한글을 대하는 자세로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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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특징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당당히 살아가는' 세대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런 당당한 자신만의 삶이 자칫 심각한 이기주의적인 성향이나 기조를 만들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편의점에서 알바생이 귀에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자신을 응대하는 모습'에 불쾌했다는 사연에 갑론을박하는 댓글이 있었다는 사연이 나왔다. 과연 단지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라는 것이 문제였을까? 그 알바가 응대하는 과정에서 고객과의 소통이 잘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는 예절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갑과 을의 관계적인 부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이들이 서로 눈을 맞추고 주문과 응대를 했다면 내가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이어폰을 끼었다는 문제가 분명 아니다.


MZ세대가 2017년 광화문 촛불을 들며 소피커로서 자신들의 주장을 더하고 나아가 사회를 바꾸는 것으로부터 역할을 시작하고 경험했다는 것과 이젠 그런 행동을 넘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은 세대의 중심이 이미 그들일지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게다가 세상을 바꿀 만큼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들에 대해 미처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한 나로서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오십세가'를 기획해 보는 즐거움을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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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애초에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없다는 걸 안다." p208


애초부터 포기를 배우는 세대라는 의미가 고구마 백만스물한개를 한번에 입에 처넣은 것처럼 답답하지만 그걸 또 그런 불합리한 구조를 싸잡아 욕을 해대며 불만과 분노를 쏟아내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보다 다른 방법으로 승화시키는 이들이 대견하기도 하다.


충분히 이들을 긍정하면서도 살짝 망설이게 되는 부분이며 역시 세대가 다르다는 의미를 콕 짚어내는 지점인 5장의 <넘치느니 부족할래>에서 수박 한 통의 가격보다 4분의 1 가격이 훨씬 비쌈에도 먹고 남을 잉여의 부분에 민감하다는 MZ세대의 소비성향과 남는 부분은 잉여로 버려지는 게 아닌 옆집과 나누면 되거나 그게 쉽지 않다면 내일을 위한 비축을 선택하는 나의 세대는 덜 합리적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원한다면 시공간과 상관없이 직진!'이라는 이들 삶의 합리성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마음은 바닥에서 불편함이 스멀스멀한 건 왠지 모르겠다. 단순히 세대가 다르다거나 '네가 꼰대라서 그래'라는 식의 세대 분리는 분명 아니다.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바로 그 세대이고 어쩔 수 없이 부대끼거나 관계를 맺어야 하는 세대이니 모른체하고 넘길 문제는 더더구나 아니다.


이 책은 이런 세대적 차이에 대한 흥미로움과 충격적인 신세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별걸 다 말 줄임 하는 그래서 그들의 의미를 한참 해석해야 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는 문제도 덤으로 주기도 한다. 좋은 책임에는 분명하지만 MZ세대가 삶에 대처하는 방식에 공감과 이해 사이에서 흔들리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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