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다. 책 사용법이라니. 작가 '퍼엉'의 책은 언제나 미소를 짓게 한다. 잠자고 있던 연애 세포를 깨우는 데는 이만한 책은 없다. 근데 작가의 필명이 왜 '퍼엉'인지 궁금하긴 하다. 산신령처럼 퍼엉 하고 나타나는 모양새인가? 암튼 꽤 오래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일하며 밤을 새우던 때가 생각나 한참 동안 가슴이 훈훈했다. 마음은 이미 봄이다.
너무 설렘 설렘 하다. 첫 만남에서 첫 데이트까지 읽는 동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소나기를 만나고 우연히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기까지. 게다가 이리 멋진 피아노 선율까지 흐를 줄이야! 덩달아 아내를 처음 만나고 설레고 남자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을 쓱 던졌던 때가 기억났다. 그때 아내의 웃는 얼굴에선 빛이 났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
이 책은 그림과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더구나 애니메이션 위로 어우러지는 효과음과 배경음이 연애 감각을 더 농밀하게 해준다. 32가지의 에피소드 어느 하나 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함. 뒷이야기가 궁금해 빨리빨리 책과 영상을 오가게 된다. 하지만 유튜브와 연동되는 영상 중간중간 광고가 흐름을 끊는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역시 사랑의 절정은 헤어지기 직전일지 모르겠다. 그림 속에 연인의 헤어짐에 내 가슴이 절절해진다. 참 재밌다. 서로의 어깨에 기대 잠든 연인을 보며, 남자는 '예쁘다' 말하고 여자는 '좋은 향기가 난다'라고 한다. 역시 남녀 사이란 금성과 화성만큼이나 다르다. 그래서 애틋하고 서로에게 빛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보는 내내 20년 전 아내와 캔커피 하나 들고 매일 밤 한강 데이트를 하던 때가 소환되어 덩달아 행복해졌다.
분명 너무너무 기분 좋아지는 책이지만 유튜브 없이는 뭉툭뭉툭 잘려나가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보지 못하더라도 애니메이션을 꼭 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보너스 트랙 역시 본편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놓치지 말길 바란다.
미세먼지와 추위에 뒤덮인 이 겨울 따뜻하고 안전한 난로 하나 장만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고 보시길 강추한다. 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