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에 대처하는 늙은 학생의 자세
벌써 3학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아직도 3학기라고 해야 하나 좀 헷갈리지만 어쨌든 슬기롭지 않은 대학원 생활임에는 분명하다. 평소에도 허덕거리며 직장과 학교를 오갔다지만 이번 학기는 코로나 19 때문에 모니터 앞에 수업 시간 내내 앉아 있는 일은 엄청 고행이다. 수업 시간에는 잠깐 딴짓도 한다지만 왠지 모르게 실시간 화상 수업은 그게 잘 안된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현장에서 느끼는 이론적 결핍이 컸던 만큼 깊은 고민도 없이 그저 결핍을 채워 실천 현장에서 마구 뿌려댈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였다. 나이 오십이 넘어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기까지는 한 달이 채 안 걸렸다. 그리고 이론을 채운다고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비싸고 힘들게 배운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일주일에 두, 세 개씩 논문을 읽고 리포트를 내야 하고 수업에 중간고사까지. 교수들은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학생들에게 대단하다는 칭찬만 하고 과제는 거르지 않고 빡세게 내던진다. 입술에 침은 바르시나요? ㅜㅜ
유독 힘든 이번 학기는 정말이지 슬기롭지 않기만 한 대학원 생활이다. 오늘 마지막 중간고사라 알람을 맞추고 치렀는데 얘가 울지 않았다. 하여 제출 시간을 23초 늦었다. 덕분에 내가 울었다. 비도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