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라디오에서 들리는 사연이 신경 쓰였다.
은퇴를 훌쩍 넘기고도 여전히 일하는 남편의 옷에 베인 땀냄새에서 짠함과 든든함이 오가는 아내의 따뜻한 감정이 전해졌다. 요즘 우울 기류를 오가는 내 아내가 생각나서 울컥했다.
바로 이은 주변의 시선을 전하는 그의 아내. 잠시 멍해졌다.
"그 나이에 아직도 일을 하나? 쯧쯧"
"그 나이에도 일할 수 있다니 참 부럽다"
그런 말을 듣는 그녀의 기분이 어땠을까. 물론 타인의 시선이고 평가지만 은퇴를 앞둔 나는 솔직히 좀 흔들렸다. 그들은 정작 본인이야 행복에 겨워 하든, 힘듦에 찌들어 있든 그건 상관치 않겠지만. 두 부부의 삶이 생경하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은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한다. 할 만큼 하고 벌만큼 번 사람은 전자일 테고 아직 벌어야 할 이유가 있거나 밀려나는 게 아쉬운 사람은 후자이겠지만, 벌만큼 벌었다고 다 행복한 것도 아니고 여전히 일을 한다 해도 행복하지 않을 이유는 없으니 타인의 삶을 자신의 기준으로 재단하지 말았으면 싶다.
그리고 이유야 어쨌건 타인의 시선에 우쭐할 것도 심란할 것도 없이 딱 스스로의 형편에 맞는 감정을 챙기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던 끝에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나는 어디에 있을까 싶었다.
한데 좀 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