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나 쉼에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자주 보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천천히 자신의 보폭으로 걸어라'라는 이야기다.
느리지만 자신이 감당할 만큼의 보폭.
김유영의 <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에서 또 보았다.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달라지는 세상에서 될 수 있으면 천천히 느리게 자신만의 보폭으로 주변 모든 것을 음미하며 세상의 끝에 다다르고 싶다는 마음이라는 그의 글을 읽으며 읽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스멀스멀 차오르는 궁금증.
도대체 나만의 보폭은 얼마일까. 큰 걸음으로 한 걸음? 종종걸음으로 한 걸음? 아이와 즐겁게 수다를 떨며 떼는 숨차지 않을 정도?
피똥 쌀만큼은 아니더라도 열심히는 살아온 정도는 되다 보니 사는 동안 숨 고르고 나만의 보폭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주변을 두리번 댈 주변머리도 없어 내가 어떤 걸음을 걸어야 하는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책에선 세상은 멈추지 않는데 자꾸 멈추라고만 하고 멈춰야 잘 보이고 자세히 봐야 행복하다고 말들 하지만 반백년 넘게 빛보다 빠른 삶을 살기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버텨내다 보니 이젠 느리거나 멈추는 일은 입 속에 이물질이 있는 것처럼 불편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도통 모를 일인 그 느림의 미학을 탐하고 나만의 보폭이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길 바라는 욕망은 들끓어 오늘 하루 또 스트레스다.
길을 찾다 길 위에서 길을 잃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