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짱해 보이지 않습니다만
저자 박정용은 말 그대로 다재다능캐다. 치과 의사, 와인 소믈리에, 여행 작가, 우쿨렐레 연주에 어반 스케치로 삽화를 그려 넣을 정도이고 앤티크 코크 스쿠루, 나비넥타이, 스타일리시한 모자까지 수집한다.
심지어 자신이 쓴 책의 제목을 AI에 맞길 정도니 말짱해 보이진 않습니다만.
아무튼 에세이가 무슨 조선 시대를 넘나드는 사극류의 소설 같은 내용이 등장하기도 하고, 대믈리에라 칭하며 프랑스 와인 품종이 신라에서 유래되었다는 장난 같은 역사 추적도, 소믈리에 어원도 순식간에 빠져드는 맛이 있다. 풍미 넘치는 글들의 향연이다.
개인적으로 술은 알코올 분해 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해 태생부터 즐길 수 없는지라 그의 친절하고도 박식한 술의 세계로는 쫄쫄거리며 안내받지는 못한 감도 있지만 그래도 위트 넘치는 이야기에는 취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모든 에피소드가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건 아니었지만 장르로 인정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대로 어느 정도는 콩트 철학을 이해하게 된다.
나이 60줄이 얼마 남지 않은 나와 비슷한 풍미를 가진 아재개그 류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뭐 나름 일상을 비틀어 정신 바짝 들게 만드는 반전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날아오기도 해서 콩트로만 보긴 아까울 정도다. 그의 넘치는 달란트가 진심 부럽다.
이 책은 위트와 반전이 절묘하다. 씁쓸함과 유쾌함이 팩트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의 넘치는 에너지가 곳곳에 드러나며 재미, 재치 있는 관찰력, 날카로운 통찰이 블렌딩처럼 어우러져 읽는 내내 흥미롭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여운이 있다.
그리고 술과 여행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와인 스피릿 강사로서의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가 흥미로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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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