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세이돈 호’ 선장의 아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는 공무원 시험이 될 듯 될 듯 희망 고문당하는 ‘김서완’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시험에 7번째 떨어지자, 가족과 주변의 눈치를 견디지 못한 서완은 판타지 게임에 빠져들어 괴물에 맞서 싸우는 마법사가 된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치료가 끝나 현실로 돌아왔지만, 다시 공시생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결국 스스로 병원으로 돌아가 마법사인 척 정체를 숨기지만 친절한 중재자는 마법사가 아닌 서완 임을 단박에 알아챈다. 서완은 어쩔 수 없이 두려운 현실 세계로 내몰리고 괴물과 맞서 싸우다 죽는다.
그 장면에서 민율은 넋을 놓았다. 절망스럽게 미소 짓던 서완의 표정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무석의 얼굴과 같았다.
무석은 땅끝마을 해남에서 ‘포세이돈’이라 불리는 10톤급 어선 선장의 외아들이었다. 선장은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는 세상 무뚝뚝하고 과묵한 아버지기도 했지만, 술만 마시면 바다를 누비는 포세이돈 호처럼 거칠 것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아들만큼은 자신처럼 못 배우고 거친 바다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던 선장은 국민학교를 막 졸업한 무석을 서울에 사는 여동생에게 보냈다. 아버지에게 반항해 봐야 소용없는 짓이란 걸 알았던 무석은 저항 없이 서울의 한 중학교에 입학했다. 매달 입금되는 조카의 생활비 말고는 관심 없는 고모와 살면서 무석은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런 무석에게 3년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돌기만 하던 외롭고 무서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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