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자기계발] 비범한 평범

| 매거진《B》 조수용의 브랜드 이야기

by 암시랑

저자 조수용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수장에서 공간 프로젝트와 책을 만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 비범한 저자의 <일의 감각>을 읽고 소름이 돋았더랬다. 통찰도 타고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던지라 이번 책도 망설이지 않았다.


"실용적이고, 아름답고, 가격이 합리적이기까지 하다면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의 생각과 의식인 '철학'이 더해져야 비로소 브랜드가 됩니다. 사람들이 그 철학에 공감하면, 설령 실용성이 조금 떨어지거나 아름답지 않거나 심지어 가격이 비싸도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됩니다. (…) 기술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담길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7쪽, 들어가는 말


역시 시작부터 저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어쩌면 이 문장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 브랜드의 본질이 단순히 기능이나 디자인, 가격 경쟁력을 넘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치와 태도라는 관점이 살짝 흥분시켰다.



KakaoTalk_20251210_092638565_01.jpg


개인적으로 요즘 대부분의 기술은 AI를 빼고 설계되지 않는데 이런 기술이 장애와 연결되면 그저 '편리성'만 부각되곤 하는데 정작 그런 편리성을 누려야 하는 장애인의 삶의 맥락은 무시되곤 하는 현실에서 저자가 말하는 브랜드의 의미와 결이 같은 것 같아 반가웠다.


그래서 "오늘의 평범한 아이디어가 내일의 비범함으로 이어지는 작은 발걸음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저자의 바람이 내게도 와닿으면 싶다.


저자는 전작 <일의 감각>을 통해 '일의 감각은 본질(상식)을 깨닫는 것'이며 태도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그런 태도가 어떻게 브랜드를 탄생 시키는지를 10년 넘게 브랜드를 관찰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실용성, 아름다움, 가격, 그리고 철학을 제시하는데 특히 '철학'은 사람들이 그 브랜드에 공감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평범해 보이는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의미'가 되고, 사람들의 '선택'으로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 잡는지 51개의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성공 원리를 관찰하는 안내서랄까.


성공한 브랜드의 이면에는 채움 혹은 넘침보다 비움 혹은 여백으로, 110보단 90이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하는데 무방비한 상태에서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 만큼 공감하고 말았다.


그중, 개인적으로 세상 사람들을 크리에이터로 만들어 버리고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콘텐츠를 생산하게 만드는, 꽤나 부정적으로 여겼던 유튜브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한다. 저자가 말하는 '성실함'에 설득 당했달까.


KakaoTalk_20251210_092638565_02.jpg 115쪽, 성실한 사람들


"브랜드를 평가할 때 '잘 만든 제품'이나 '성공한 비즈니스'라는 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소수의 취향과 덕후 문화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시장을 움직이고 장기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이 맥락을 간과한다면, 우리는 브랜드의 절반밖에 읽어내지 못하게 됩니다." 202쪽, 낡은 행복


이 책은 브랜드의 근본적인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의 예리한 시선과 이해하기 쉬운 조언은 업계에 몸다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소비하는 누구나 각자의 감각과 취향을 살펴보게 한다.


그런 브랜드의 이야기 빠져 읽다 보면 등장하는 익숙한 브랜드는 반가움마저 들고 생소한 브랜드는 검색창을 오가게 돼 흥미로웠다. 그렇게 읽다 보면 브랜드뿐만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감각이 읽히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요즘처럼 ‘트렌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고 선택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정체성과 진심이 담긴 브랜드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브랜드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소비하는 우리에게도 어떤 제품에 끌리는지, 왜 애정이 가는지, 왜 선택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KakaoTalk_20251210_092638565_05.jpg <아크네 핑크> 쇼핑백 | <발뮤다> 그린팬 선풍기
KakaoTalk_20251210_092638565_04.jpg <대너> 부츠 | <바버> 컨트리 웨어, 라인
KakaoTalk_20251210_092638565_03.jpg <소호 하우스> 바르셀로나 리틀 비치 하우스



#비범한평범 #조수용 #레퍼런스바이비 #서평 #책리뷰 #도서인플루언서 #인문에세이 #매거진B #브랜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에세이] 나저씨의 이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