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청년작가 시리즈-1
기가 막힌 제목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렀다. 이렇게 직관적인데 감동적일 수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집어 들고 나서야 에세이가 아닌 시집이란 걸 알았다.
자신은 커피를 내리고 글을 쓰는 것이 세상 편안한, 그래서 느긋하고 따뜻한 시인이라고 소개하는 것과 별개로 사랑은 비싸지면 안 된다고 단호한 표정을 짓는 시인을 상상하게 된다.
이 시집은 사단법인 <별의친구들>의 경계청년작가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시인은 신경 다양성(뇌전증)을 지닌 청년이며, 세상의 속도와 다른 자신만의 느린 시간 때문에 겪었던 오랜 외로움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한다.
몰랐다. 뇌전증이 '느림'을 만든다는 사실을. 산다는 건 누구든 얼마간의 장애를 경험하지만 그럼에도 타인의 장애에 대해 얼마나 무심하게 살았는지 또 한 번 깨닫는다.
느려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일까. 빛보다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벗어나 시인만의 속도로 세상을 관찰하며, 평범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들을 활자에 담는다.
음... 뭐랄까. 정리되지 않은 날 것의 시인의 감정과 생각들이 담겨있달까. 제목만큼 마음을 뒤흔든 시는 더 만나지 못했지만, 물질적인 것은 변해도 타인과 나누는 마음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시인의 따뜻하고 섬세함이 여운으로 남는다.
미사여구 화려한 시어들이 아니라 풋내 나지만, 일상의 작은 행복과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럼에도 시시콜콜 말꼬리를 붙드는 꼰대 같아 망설이긴 했지만 시인에게도, 또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알았으면 싶어 적어본다.
시인이 경계 청년을 두고 "다른 장애인처럼 눈에 띄는 문제점이 없어서"라고 하는데 장애는 '불편'한 거지 '문제'는 아니다. 장애를 문제로 보면 뜯어고쳐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이 확장된다. 혹은 극복을 강요하거나. 그래서 장애를 문제로 보지 말았으면 싶다. 특히, 정상인이란 말도 알고 보면 그 반대에 있는 사람이 모두 비정상인으로 싸잡는 말이라서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별의친구들>을 찾아 커피 한잔하고 싶어 찾아보니 은평구에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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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