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우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 성공이라는 목표가 갑이 되기 위한 목표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갑이 되는 시점에는 을의 기억을 잊은 척하며 사는 게 아닐까.
이 책은 갑이 되기 위한 방법이나 비법을 알려 주는 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성격이나 기질을 파악하면서 보다 나은 대인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적인 부분을 체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데 어쨌거나 노오오력은 필수닷!
자존감을 장착한 자신을 이해하는 것,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 있게 대처하기, 관계를 넘어 주도적 관계 기술을 내용을 바탕으로 3개의 챕터 안에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막연하게 대인관계에서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마음먹는다고 자존감이 하늘에서 뚝 덜어지는 것도 아닐 테니. 다만 저자는 이 역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수행 자신감'이라고 표현하는데 성공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된다고 한다. 충분히 공감되는 말이다. 남들이 보기에 쉬운 것이라도 '해냈다'라는 것은 자신감을 키우기엔 충분하지 않은가.
챕터 2의 <사람들은 왜 당신을 무시할까>에서 말하고 있는 '지위' 소위 말하는 돈과 권력을 가진 것들의 갑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차림새나 타고 나타난 자동차 등 겉으로 보이는 외형으로 그 사람의 지위를 단정하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시선이 어쩌면 그런 갑질충을 양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관계에서 각자의 몫을 명확히 하고 나의 몫에 책임을 지는 것에 집중하면 거절이 좀 더 쉬워지고 상대방의 거절에도 상처를 덜 받게 된다." p134
저자는 그런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위축되지 않는 비언어적 자세, 즉 당당한 자세와 상대방의 기분을 걱정하지 않는 말투, 즉 할 말은 할 수 있는 논리는 자연스럽게 무시할 수 없게 만들며 때로는 지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특히 살짝 눈치 보게 만드는 이런 타인의 기분을 걱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잘 하지 못하는 '거절'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타인의 기분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례하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충분히 고려한다면 말이다. 솔직히 쉽지는 않겠지만 이 또한 경험이 쌓여야 하는 수행 자신감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 통념은 당신은 불행하게 만든다'라는 문장에 목구멍에 뭐라도 걸린 듯 이물감이 느껴졌다. 사회적 통념, 제도가 만들어내는 수직적 구조가 당연한 대한민국에서 이런 통념을 배제할 수 있을까.
며칠 전 가치 있는 일들을 찾아 함께 해보자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나이 어린 동화 작가 등장해 어림잡아도 부모뻘인 사람들에게 반말을 찍찍하는 장면에(그것도 동생이랑 쌍으로) '아무리 재능이 있고 자유분방하더라도 애들이 싸가지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런 예의와 예절을 벗어난 관계는 사회적 통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정형화되고 고착된 고정관념은 분명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에서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긴 하다.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한 마디, 한 마디를 더할 때마다 점점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p205
결국에는 좀 더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고 때론 민감성을 장착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꼭 갑이 될 필요는 없지만 갑이 되어야 한다면 타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