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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Apr 01. 2016

LCDSoundsystem-Sound of Silver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천재 뮤지션의 귀환


*21세기를 선도한 millennial 뮤지션이자 흥을 부르는 fun dance music의 아이콘
*LCD Soundsystem이 돌아왔다. 해체를 선언한지 5년 만이다. 물론 새 앨범은 아직이고 공연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올해 여름에 지산이나 펜타에서 볼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LCD Soundsystem. 밴드 이름이 참 낯설다. LCD Soundsystem이라니. 밴드 이름이 왜 이런지는 필자도 모른다. 그런데 이 밴드의 음악을 듣다 보면 ‘밴드 이름 잘 지었네’라는 생각이 들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왜냐면 이 밴드의 음악은 경계가 없다. 마치 LCD 모니터처럼 어떤 색이든, 어떤 영상이든 다채롭게 잘 담아낸다. LCD Soundsystem은 사실상 James Murphy라는 뮤지션의 원맨밴드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검정치마’ 같은 뮤지션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거의 모든 일을 혼자 다한다. James Murphy는 밴드의 프런트맨으로 싱어송라이터이자 동시에 프로듀서이고 레이블(DFA)의 창립자이다. (진정한 능력자. 그는 Arcade Fire의 4집 ‘Reflektor’의 프로듀싱을 맡기도 했다.) 녹음을 할 때도 본인이 거의 모든 악기(보컬, 드럼, 베이스, 퍼커션, 오르간, 프로그래밍, 드러머신, 신디사이저, 기타, 건반, 피아노, 옴니코드, 보코더 etc)를 연주한다. 다만 공연을 할 때는 밴드 멤버들이 함께 한다.  


2005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이 락과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21세기 신스팝, 댄스 팝, 댄스 일렉트로닉의 서막을 알린 앨범이라면 2007년에 발표한 앨범 <Sound of Silver>는 LCD Soundsystem의 천재성과 괴짜스러움 그리고 그 창의성이 정점을 찍은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1집이 통했다는 사실이 James Murphy의 창의성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아닐까) LCD Soundsystem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은 ‘짬뽕’이다. LCD Soundsystem은 기본적으로 락과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디스코, 하우스, 개러지, 얼터너티브 펑크 등 온갖 장르를 넘나들고 장르적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해서 LCD Soundsystem스러운,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귀를 즐겁게 하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다시 한번 요리에 비유하자면, 짬뽕이지만 짬뽕이 다가 아니다. 비빔밥도 있고 샐러드도 있고 퓨전 음식은 다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이쪽저쪽을 넘나 든다. 하지만 이쪽저쪽으로 튀고 이것저것을 가져다 쓰면서 결코 난잡하지 않고 균형이 잘 잡힌 그리고 무엇보다 쿨한 양질의 사운드를 낸다. 너무 빨아대는 것 아니냐고? 그렇다. 분명한 건 빨만하니까 빤다. 이 집의 음식, 정말이지 훌륭하다. 한 마디로 ‘향연’이다. 100번 말해도 한 번 듣는 것만 못할 테니 일단 들어보자. 음악을 들어본 뒤 필자의 과한 찬사에 돌을 던지고 싶다면 던져라. 춤을 추며 받아낼 테니.          

<앨범의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첫 번째 트랙 Get Innocuous!>

첫 곡 ‘Get Innocuous’에서부터 LCD Soundsystem은 술에 취한듯한 (어쩌면 마약에 취한 듯) 중독적인 비트를 선보인다. 무서운 점은 그 오묘하고 뒤뚱거리는 듯한 비트에 곧 귀가 무장해제된다는 것. 귀가 무장해제됐다면 이제 비트에 몸을 맡길 차례다. 비트에 더해지는 신디와 드럼 비트 그리고 중독적인 멜로디는 혼을 쏙 빼놓는다. 7분 11초라는 트랙이 짧아서 아쉽게 느껴질 정도이다.          


<음악만큼이나 재미있는 North American Scum의 M/V>

로큰롤이었다가, 일렉트로닉이었다가, 신스팝이었다가, 또 때로는 힙합 같기도 하고 예측불가다. 예측은 되지 않는데 귀는 너무 즐겁다. 그 모호함, 경계를 뛰어 넘나드는 창의성 속에 이 앨범을 관통하는 특징들이 있다면 그것은 Fun(신나고 재미있고), Dance(춤을 유발하며), Cool, Hip이다. 음악을 듣는 그 순간 동안 모든 것을 잊고 음악에만 빠져들게 만든다.


<이 앨범의 킬링트랙, 당장 재생하고 LCD Soundsystem 속으로 빨려 들어가보자.>

진보적이면서 우주적인 미래지향적 사운드랄까, 신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한 기분이다. 이 앨범이 나온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있을 자격이 충분하다. 이 앨범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역시 비트이다. 드럼, 전자드럼, 신디, 카우벨 등 각종 비트가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온다. 다른 악기들이 갑자기 들어와 소리가 풍부해지기도 하고 또 쓱 빠지면서 갑자기 비기도 하는데 쉴 틈 없이 달리는 비트만은 끊기는 일이 없다. 그리고 그 계속되는 비트에 맞춰 들썩거림도 끊기질 않고 계속된다. 이쯤 되면 정말 비트의 장인이 아닐까.     


<많은 음악팬들에게 사랑받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 색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이제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다. 마지막 트랙답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것도 참 특별하다. 나있는 길 대로 가는 법이 없다. ‘어 이 트랙은 전형적이고 서정적인 락 트랙인가’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곧 곡은 힘차게 내달렸다가 이리 튀고 저리 튀며 LCD Soundsystem스럽게 막을 내린다. 멋진 마무리다.


아무리 글을 잘 쓰는 뛰어난 평론가가 오더라도 이 앨범의 진가를 글로 다 표현한다는 것에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엄청난 앨범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필자의 알량한 글을 더 읽고 앉아있기 보다는 헤드폰을 쓰고 노래를 재생한 뒤 음악에 몸을 맡기기를 권하고 싶다. 이 천재 뮤지션이 남긴 보물 같은 앨범에 박수를 보내며 리뷰를 마친다.  


아티스트 : LCD Soundsystem
발매일 : 2007. 04. 20
길이 : 55:55      

1. Get Innocuous!**

2. Time To Get Away

3. North American Scum**

4. Someone Great**

5. All My Friends*

6. Us v Them

7. Watch The Tapes

8. Sound of Silver*

9. New York, I Love You But You’re Bringing Me Down*

**추천곡 

P.S.1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천재 뮤지션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그가 또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두 팔 벌려 환영한다.

P.S.2 LCD Soundsystem의 음악이 좋았다면 3집의 Dance yrself clean과 Home도 들어보자. 그리고 한번 더 빠져보자.        

<필자는 조깅할 때 이 노래를 즐겨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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