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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Apr 10. 2016

CashCash - After Shock.

노래가 흥한다면 그 주인공은 뮤직비디오 감독이 아닐까?


*용어설명

빌드업- 곡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전반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지점을 칭한다. After Shock의 경우는 00:53부터 01:06초까지 흐르는 드럼 비트 구간이 해당한다. 드럼 비트의 간격이 점점 짧아지며 긴장감이 고조 것을 알 수 있다. 

드랍- 빌드업을 통해 고조된 긴장감을 한 번에 털어내는 곳. 빅 룸 하우스의 경우 이 부분이 얼마나 독특한 것인가에 승부가 걸려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After Shock 의 경우 01:06 초 이후 음이 쏟아지는 구간.  



가끔 뭔가를 까먹는다. 교통카드나 핸드폰 배터리 충전, 지갑, 보조배터리, 라이터 등등. 아차 했을 때는 이미 늦었고 허탈함과 짜증만 남는다. 일렉트로니카 트리오 팀 CashCash(캐시 캐시)의 곡 리뷰 서두에 왜 무언가를 까먹은 이야기를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CashCash 의 신곡 ‘AfterShock’(애프터 쇼크)의 뮤직 비디오의 소재가 ‘까먹음’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렉트로니카 트리오 팀 CashCash(캐시 캐시)

사실 After Shock라는 곡 자체만 본다면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은 없다. 기존 CashCash 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함께 드럼 비트가 있고, 전형적인 ‘빌드업-드랍’ 구조를 띄고 있다. 조금 더 눈에 띄는 부분을 찾아보자면 드랍 파트에서 들리는 뭉개진 신디사이저 사운드 정도? 물론 페스티벌에서 이 곡이 플레이된다면 기쁘게 뛰어다닐 생각이지만 방구석에 앉아 듣는 지금의 평은 이 정도이다.  

공연장에서 듣게 된다면 신나긴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이 곡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뮤직비디오 때문이다. 뮤직비디오의 주요 소재는 주인공의 ‘까먹음’이다. 무언가를 까먹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이야기이나 그렇게 인상적인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감독은 이를 ‘죽음’과 연결시킨다. 이제 ‘치명적인’ 까먹음이 된 주인공의 실수는 딸의 죽음으로 연결된다. 딸의 죽음을 경험한 주인공(사실 주인공이 직접 경험했는지 직감했는지는 뮤직비디오에서 설명해주고 있지 않다.)은 죽어서까지 후회하게 되고 뮤직비디오는 마무리된다. 평범한 소재가 흥미롭게 변하는 것이 재미있다. (까먹는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일이다.) 

뒤늦게 깨닿는 것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분명 재미있는 뮤직 비디오이지만 곡과 어울리는가? 는 다른 문제다. 어울림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노래 After Shock와 뮤직비디오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After Shock는 춤을 추기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다. 그리고 댄스 음악의 뮤직 비디오는 일반적으로 즐거운 파티 분위기나 박진감 있는 액션 영상, 섹시한 사람들을 감상하는 사람에게 보여줌으로써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After Shock는? 파티나 섹시한 사람들은 없고 액션이라고는 병사들을 피해 도망가는 소녀가 전부이다. 즐거움과 박진감보다는 침울하고 안타깝다. 민간인들이 군인에게 살해당한 이야기니까. 당신이 타인의 고통에 즐거움을 느끼는 가학적인 취향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뮤직비디오를 보고 춤추고 싶은 기분이 들까? 

일반적인 댄스뮤직의 뮤직비디오는 슈퍼카/미녀/액션 등 자극적인 소재가 사용된다.

댄스뮤직의 뮤직비디오라는 점 외에도 이 영상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오르게 만드는 ‘강’을 건너는 연출’(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강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스틱스’ 강에서 따온 듯하다.), 병사들의 군복과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한 점, 어색한 총알과 부서지는 나무 효과. 이러한 점이 이 곡과 뮤직비디오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뮤직비디오의 역할이 노래를 각인시키는 것이라는 After Shock 의 뮤직비디오는 나름 ‘흥’ 했다. 그리고 AfterShock가 진짜 흥한다면 그 주인공은 뮤직비디오 감독이 아닐까?  




아티스트 : CashCash

발매일 : 2016. 01. 29

길이 : 03:31

수록곡 : After Sh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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