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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Apr 14. 2016

테크노 음악의 아버지 앨빈 토플러.

전자음악과 미래학자. 노는 물이 다른 부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이다. 제3물결, 권력이동, 부의 미래 등의 그의 저작들은 해당 분야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대중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다. 뛰어난 식견을 가진 학자 앨빈 토플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업적이 있다. 그가 테크노 음악(Techno Music)의 아버지라는 것이다.

테크노 음악의 아버지가 앨빈 토플러라니? 각자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당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다. 앨빈 토플러의 이미지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학. 테크노 음악은 90년대 말 가수 이정현, 구준엽의 테크토닉, 그리고 클럽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상한 음악. 아버지라고 하기에는 아들과 노는 물이 너무 다르다. 그런데 앨빈 토플러가 아버지라고?

*대표적인 테크노 DJ중 하나인 Carlcox(칼콕스). 이미지와 앨빈 토플러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앨빈 토플러는 테크노 음악의 진짜 아버지가 아닌 이름을 만드는 것을 도와준 작명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일렉트로니카 음악으로서 테크노 음악의 아버지는 80년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후안 앳킨스(Juan Atkins), 케빈 손더슨(Kevin Saunderson) 그리고 데릭 메이(Derrick May)로 구성된 벨빌 3인방(Belleville Three)으로 그들은 당시 쇠락해가는 디트로이트 생활에 넌더리나 탈출하고 싶었다.

*테크노의 진짜 아버지 벨빌 3인방(Belleville Three). 왼쪽부터 후안 앳킨스, 케빈 손더슨 그리고 데릭 메이.

이때 앨빈 토플러의 ‘제3물결’이 출간된다. 제3물결은 기존 자동차, 선박 등의 2차 산업이 몰락하고 컴퓨터로 대표되는 지식 산업이 제3의 물결이 다가올 것이라는 예견을 담은 이 책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이는 당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와 조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등의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와 맞물려 이 3인방은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게 된다. 새로운 음악에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한 법. 그들은 다시 제3물결의 책을 뒤적이게 되고 멋들어진 이름을 발견한다. Techno Rebels(기술적 반란자). 기존과는 다른 밝은 미래를 예견하는 Techno와 현실을 개혁하려는 Rebels로 이루어진 이 용어에 그들은 매료되고 앞 단어인 Techno를 새로운 음악의 이름으로 삼게 된다. 테크노 음악이 시작된 것이다. 앨빈 토플러가 제3물결을 통해 영감을 주지 않았다면 테크노 음악은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렸을 것이다.

*앨빈 토플러가 없었다면 테크노 음악은 이 중 하나의 이름, 혹은 아예 새로운 이름을 가졌을 것이다.

과학 기술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아버지는 아들의 성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초기 테크노 음악은 암울하고 무거운 곡들이 주를 이뤘고, 당시로서는 새로운 기술인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를 적극 활용하는 등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 이를 통해 테크노 음악은 기존 음악들과의 차별화가 가능했고 추후 영국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초기 테크노 음악을 느끼고 싶다면 ‘Rhythim Is Rhythim(리딤 이즈 리딤)’의 ‘Strings of Life(스트링 오브 라이프)’를 추천한다. 이 곡은 작곡 당시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죽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예측할 수 없게 진행되는 이 곡을 감상하다 보면 초기 테크노 뮤지션들이 추구하던 실험 정신을 느껴볼 수 있다.

*Rhythim Is Rhythim(리딤 이즈 리딤)-String of Life.

인류는 앨빈 토플러의 예측대로 제3물결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 산업혁명의 총아였던 제조업 산업들은 기존의 부가가치를 잃는 중이고,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위시한 지식산업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앨빈 토플러의 예측은 맞았지만 현재 테크노 음악의 흐름은 초기 제작자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진행 중이다. 최근의 테크노 음악(메인 스트림 테크노)은 실험적이고 의식적이라기보다 단순 춤을 추기 위한 음악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테크노 음악의 미래는?

초기 테크노의 아버지 데릭 메이는 NME(음악 매거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더 이상 테크노가 초기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관련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테크노 음악의 변화는 이대로 멈춰서는 것일까? 앞으로 테크노 음악이 맞을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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