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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Apr 22. 2016

ilan Bluestone - Snapdragon EP

유독 눈에 띄는 것은 3번 트랙 'Aurora'(오로라)이다.


간혹 무심코 음악을 듣다 눈이 번쩍 뜨일 때가 있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대개 예상치 못하게 인상적인 곡을 발견할 때이다. 이런 곡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ilan Bluestone(일란 블루스톤)의 Snapdragon(스냅 드래곤)에는 이런 곡들이 꽉꽉 차있다. 듣다 보면 눈을 감을 수 없다. 번쩍번쩍한 앨범이다.


Snapdragon은 ilan Bluestone이 트랜스 음악 전문 레이블 Anjunabeats(안주나 비츠)에서 14년 11월 3일 발매한 앨범이다. EP가 그렇듯 수록 곡은 많지 않다. 앨범에 많은 곡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이 앨범에는 'Snapdragon', 'Altantis', 'Aurora' 단 세 곡만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단 한번 들어보자.  Snapdragon EP의 본질은 수록 곡의 수가 아닌 풍부한 곡 자체니까.

Snapdragon는 곡 전체를 흩는 듯한 신디사이저 음뿐만 아니라 빠른 리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피치가 올라가며 전개되는 리듬감 있는 뿅뿅거리는 사운드는 자칫 담백해질 수 있는 곡을 환기해준다. 

다음 곡인 Altantis는 곡명의 유래부터 독특한데 나사(NASA)가 1985년에 쏘아 올린 우주선 "Atlantis"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주왕복선에서 따온 이름만큼 이 곡은 1분 전후로 이륙의 긴장감을 표현했다. 곡의 시작 후 1분 동안 이륙 전의 비장함이 1분 이후부터는 피치가 급격히 높아지며 대기권 진입 우주선처럼 빠르게 진행된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3번 트랙 'Aurora'(오로라)이다. ilan Bluestone은 클래식 트랜스 음악에서 사용되는 신디사이저 사운드에 영감을 받아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Aurora의 신디사이저 사운드는 독특한데 마치 모래사장에 파도가 계속해서 포개지듯 사운드를 점층적으로 쌓는다. 신디사이저 사운드 밑에서 점점 볼륨을 높이는 금속성 사운드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를 통해 신디사이저 사운드로 자칫 지루해질 것을 보완해줘 곡이 더욱 입체적으로 진행된다.

ilan이 곡의 제목으로 오로라를 사용한 것도 인상 깊은데 흔히 오로라가 가진 정적인 이미지와 곡의 이미지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이미지의 오로라와 달리 이 곡은 전반적으로 파괴적인 드랍이 마구 쏟아진다. 앉아서 감성을 즐기기 위한 노래는 아니다. 감성보다는 오로라를 보고 느낀 감명을 표현한 제목으로 보인다.

단일 곡들 뿐 아니라 Snapdragon EP는 앨범 채로도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 모든 곡에 사용된 금속성 사운드 덕분에 곡들 간에 통일성을 느낄 수 있다. 앨범 전체를 고려한 ilan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ilan이 소속되어 있는 Anjunabeats는 최근에는 더 이상 트랜스 레이블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트렌드를 쫓았고 발매 곡들 중 트랜스 음악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 더 이상 옛 모습을 느낄 수 없기에 아쉽다. 그럼에도 ilan Bluestone의 결과물은 매번 기대 이상이었기에 그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ilan Bluestone의 내한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기에 하루빨리 ilan Bluestone의 내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아티스트: ilan Bluestone

발매일: 2014.11.03

총 길이: 09:00

수록곡

1. SnapDragon

2. Atlantis

3. Aur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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