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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Apr 21. 2016

10cm - 3.2

선율과 가사, 둘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이 곡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다.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둘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10cm의 이름값이란 보통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심지어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1위라니! 발매된 지 보름이 넘게 지났지만 한 번쯤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는 10cm 하면 떠오르는 달달한 보컬 선율을 기타가 뒷받침해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거기에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연상케 하는 가사가 얹혀 발생한 시너지 효과가 대중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시너지 효과가 과연 진짜로 존재하는 것인가’하는 점이다. 애초에 시너지 효과 같은 건 없었다. 선율과 가사, 둘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랫말이 담고 있는 유머를 담아내기에 노래 선율은 너무나 달콤하다. 인터넷에서나 볼 수 있던 유머 코드가 비집고 들어갈 틈 따윈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본래 노랫말 속 유머는 본래 기능을 상실한 채 겉돌기만 하고 있다. 오히려 유머가 유머가 아니게 되다 보니 (극단적으로는) 연인들을 향한 악담으로 읽힐 여지까지 남기고 말았다. 


이쯤 되면 그럼 이 뜨거운 반응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묻는 이가 있을 터. 노래의 선율, 노랫말을 별개로 놓고 보면 제법 괜찮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퓨전 음식이라고 무조건 맛있으라는 법은 없다. 때로는 열정이 끔찍한 혼종을 낳기도 하는 법이다(예컨대 치밥이라거나). 물론 ‘봄이 좋냐??’가 끔찍한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빼어난 선율 만으로도 노래는 충분히 꽃피는 봄의 전령사가 될 만큼 달콤하다. 다음에는 부디 10cm의 위트가 음악과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킬 순간이 오길 바란다.


아티스트 : 10cm

곡명 : 봄이 좋냐??

발매일 : 2016. 04. 01.

길이 :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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