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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Jun 28. 2016

피아 - SHINE

셰프의 솜씨가 있지만 신선한 재료가 부족했다.


데뷔작의 곡 ‘원숭이’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밴드 피아가 마침 원숭이의 해에 데뷔 15주년을 맞이했다니 기가 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싱글 ‘SHINE’는 15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첫 싱글로서, 기존의 피아를 사랑했던 팬들은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곡이다. 거친 질감의 기타 리프와 드럼이 맹렬히 몰아치고, 신시사이저는 적절히 치고 빠지며 자칫 건조해질 수 있는 사운드에 맛을 더한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옥요한의 보컬이다. 악기의 위세에 밀려 인상이 흐려질 수 있는 보컬 라인에 독특한 강세와 발음을 더함으로써 듣는 재미를 부여했다. 피아의 뿌리가 헤비니스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강력한 스크리밍을 구사하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헤비니스 계열의 보컬리스트 중 무리한 성대 사용으로 마이크를 놓은 이가 종종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옥요한의 보컬 라인은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


아쉬운 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긍정적 요소들이 사운드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15년의 경력이 묻어나오는 사운드지만, 작곡 측면에 있어서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도전이나 실험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한다는 인상이다. 1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곡 전개가 시작되는데 채 4분이 되기 전에 곡이 마무리되니 맥이 빠지기까지 한다.


피아의 팬이라면 반가운 마음으로, 그렇지 않다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곡이다. 15년 내공으로 단련된 셰프의 솜씨가 있지만 신선한 재료가 부족했다. ‘원숭이’로 사랑을 받았던 밴드 피아가 들려줄 특별한 음반이 한국 헤비니스 음악의 커다란 발자취가 될지, 단순한 팬 서비스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티스트 : 피아(Pia)

곡명 : SHINE

발매일 : 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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