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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Jun 23. 2016

EXO - EX'ACT - The 3rd Album

마케팅 전략과 음악적 중심 사이의 간극


결론부터 말하자면, EXO의 3번째 음반은 ‘좋다’. ‘아이돌 그룹 치고’와 같은 수식어를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수록곡 각각이 나름대로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펑키(Funky)한 사운드가 어깨춤을 절로 추게 만드는 ‘Lucky One’, ‘중독’을 떠올리게 만드는 신시사이저가 매력적인 ‘Monster’, 특유의 그루브가 귀를 사로잡는 ‘Artificial Love’ 등 음반은 초반부터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곡으로 초반부터 청자에게 어필한다. ‘Cloud 9’부터 시작되는 중반부의 곡들이 앞선 곡들만큼 또렷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지나친 자극보다는 음반 전체의 균형을 고려했다고 생각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이 음반에 3점이라는 점수를 부여한 까닭은 EXO의 한계를 본 듯한 불안감 때문이다. 곡 작업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이전의 EXO 음반과 마찬가지로 다국적 작곡가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진 것이 본 음반이다. 그 덕인지, 음반에는 여타 K-Pop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EXO만의 독특한 아우라가 그득하다. 그러나 그 아우라가 오로지 EXO 멤버들로부터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EXO는 그룹에 판타지적 세계관을 부여함으로써 (한 때 놀림감이 되기는 했지만)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삼았다. 이를 소재로 한 2차 창작물, 굿즈 그리고 팬들의 애정을 보면 제법 성공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본 직업인 음악에서는 어떨까? 유감스럽게도 <EX’ACT – The 3rd Album>의 긍정적인 인상은 멤버들에게서 기인한 것은 아닌 듯하다. ‘보컬이 인상 깊다’, ‘가사가 참 좋네’ 보다는 ‘작곡가들 곡 잘 썼네’, ‘비트 좋네’ 따위가 필자의 솔직한 감상평이었다. 음반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건 멤버들이 아니다. 적어도 음반 내에서 EXO의 카리스마는 작곡가들에게 밀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EXO의 한계인 이유는 바로 그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EXO라는 그룹의 아우라를 전략의 핵심으로 삼은 상황에서, 음반을 들은 청자에게 작곡 솜씨가 멤버들보다도 진한 인상을 남겼다면 본래의 목적은 실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존의 K-Pop 그룹과 확연히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겉으로 드러나는 음악적 색채로는 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 성공했다. 이제는 그 전략과 (아티스트로서 마땅히 차지해야 할) 음악적 중심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것이 EXO가 다음 음반에서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아티스트 : EXO

음반 : EX’ACT – The 3rd Album

발매일 : 2016.06.09.

길이 : 00:33:58

수록곡

1.Lucky One

2.Monster

3.Artificial Love

4.Cloud 9

5.Heaven

6. 백색소음 (White Noise)

7. 유리 어항 (One and Only)

8.They Never Know

9.Stro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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