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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Feb 02. 2017

G park의 눈치

Gpark(박명수)의 눈치, 황소개구리와 악어새  그 사이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도 젓갈을 얻어먹는다." 필자가 살아가며 매 순간 깨닫는 진리 중 하나이다. 맞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눈치는 정말 중요하다. 확실히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아는 것을 알면 적어도 본전은 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유명 엔테터이너인 박명수 씨는 눈치가 엄청 빠른 사람인 것 같다. 실제로 박명수 씨는 일렉트로니카 장르가 잘 나갈 거라는 '눈치'를 빨리 챈 사람 중 한 명이다. 박명수 씨가 Gpark이라는 DJ 명으로 활동을 시작한 2013년은 일렉트로니카 장르가 국내에 '먹히기(?)' 시작한 초창기였으니 말이다. 실제로 국내 일렉트로니카 씬은 이후 대중화를 통해 큰 성장을 이뤘고 박명수 씨 또한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 수많은 무대를 통한 공연비와 그의 EMD 라운지 펍 '도로시'의 수익들로 말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일렉트로니카 씬에 진출한 박명수 씨의 눈치는 성공적이다.

사진 출처 - 무한도전

 그러나 엔터테이너가 아닌 DJ로서 박명수 씨는 일렉트로니카 씬에 대한 눈치는 부족해 보인다. 이는 비단 최근에 터진 DJ 하드웰의 팟캐스트 문제만이 아닌, 13년 Ultra Korea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Gpark의 공식적인 첫 공연부터 그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보며 느낀 판단이다. 일렉트로니카 씬의 마니아와 DJ들 사이에서 나오는 수많은 비판을 무시한 채 꾸준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생각은 더욱 깊어진다.

첫 무대였던 2013 Ultra Korea 라이브 스테이지

 DJ로서 Gpark이 비판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제 5년 차에 들어서는 현역 DJ라고 하기에 Gpark의 실력은 분명 부족하다. 2013년 Ultra Korea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중단시킨 초유의 사태로 시작한 DJ 활동 이후 충분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러한 평판은 바뀌지 않았다. 틀에 박힌 선곡과 부족한 믹싱 실력 그리고 여전한 잔실수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바쁜 예능 활동과 병행하는 것이 그에 대한 평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 늦었지만 열정적인 Gpark에 대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점과 같은 주장도 나온다. 필자도 이러한 주장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돈을 받지 않고 취미로 공연을 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Gpark은 돈을 받고 공연을 한다는 점에서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이다. 프로는 아마추어와 달리 책임감과 기본적인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박명수 씨는 그렇지 못하다.

사실 취미라면 말이 나오지도 않는다.

 이러한 실력에 대한 비판은 곧 전업 DJ들의 생계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만약 당신이 DJ 공연을 기획한다고 가정해보자.(예산 문제는 건너뛰자) 선택지에는 전업 DJ와 Gpark이 있다. 둘 중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평소 DJ들의 공연을 접하지 않고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 다수인 현재 상황도 고려하면 말이다. 당연히 음악 외적으로 큰 유명세를 가진 Gpark일 것이다. 실제로 박명수 씨는 공연 역량이 아닌 연예인이라는 유명세를 바탕으로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13년 이후 개근하고 있는 Ultra Korea 라이브 스테이지와 타 페스티벌뿐 아니라 Club Octagon과 같은 클럽 무대 등 Gpark은 그 실력과 경력에 맞지 않는 무대에 연예인 유명세로 올랐다. 이는 곧 국내 일렉트로니카 씬을 가꿔온 실력 있는 DJ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줄이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들의 생계에 약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이뤄지면 국내 일렉트로니카 씬의 질적 쇠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출처 - Gpark TV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박명수 씨에게 놀란 것은 그의 안하무인 한 태도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부족한 실력임에도 이름 팔아 공연하는 행보에서 이미 심심치 않게 느꼈던 점이었으나,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최근 관련된 가장 큰 화제는 DJ 하드웰 팟캐스트 사건이다. 이는 Club Octagon에서의 공연 중 하드웰의 팟캐스트 방송 Hardwell On Air의 시그니쳐 사운드(배철수 라디오에서 나오는 "안녕하세요 배철수입니다"와 같이 그 방송 고유의 멘트)가 재생된 사건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배달받은 BBQ치킨의 비닐봉지를 열자 교촌치킨이 나온 것과 마찬가지인 이 사건의 핵심은 무단으로 팟캐스트의 음원 부분을 편집한 것이다. 그러나 Gpark, 박명수 씨의 입장 표명에는 선곡만 있었다. 선곡이 문제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전형적인 물타기 방식의 책임회피이다. 또한 Club Octagon에서는 불법다운 파일이 아닌 aiff 파일 형식만 사용된다는 문장은 입장 표명의 진정성에 더 큰 의문을 들게 했다. 하드웰의 팟캐스트는 단 한 번도 aiff파일로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Aiff와 같이 높은 품질의 음원은 팟캐스트로 풀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Aiff 포맷을 운운한 것은 있어 보이는 전문용어를 사용해  어물쩡 넘어가려는 시도로만 보일 뿐이다. 입장표명문의 끝까지 잘못된 행위를 않고 '실수'로 정리하려는 태도 또한 그 스스로를 더 뻔뻔해 보이게 만들 뿐이다.

하드웰 팟캐스트 논란의 현장 출처 - 페이스북 JellyTunes

  이러한 박명수 씨의 씬에 대한 눈치 부족은 아쉽다. 돈이 되는 사업과 공연에 대한 풍부한 눈치와 달리 정작 씬에 대해 부족한 눈치. 어쩌면 그가 무한도전에서의 'EDM 대부' 이미지 또한 일렉트로니카 씬이 아닌 돈을 위한 연출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가 정말 이 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다면, 그리고 상생을 원한다면 유명세를 바탕으로 한 국내 씬의 황소개구리가 아닌 악어새가 되었으면 한다. 악어새가 악어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처럼 그의 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씬의 가려운 곳, 불편한 곳을 긁어준다면 그에 대한 인식이 변하지 않을까? 씬에 대해 굴복하는 눈치가 아닌 이해와 배려의 눈치를 가진 악어새로서의 박명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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