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부처님, 하나님과 막내 알라”

시즌 ⌜3⌟ 홍해의 햇살아래, 얀부 캠프

by 아문선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며, 과학 없는 종교는 맹목적이다

–아인슈타인-



▬당신의 神은 누구인가요

할아버지는 삼강오륜을 말씀하셨고, 할머니는 빌고 또 비는 무속신앙이었고, 어머니는 말년에 천당 가셔야 된다고 성당에 다니셨다. 아내는 열심히 깨달음이 깊은 스님의 법어를 읽는 중이고, 아들은 처가 따라 교회에 가고, 방글라데시 친구 이슬람은 무슬림이다. 전 세계의 약 87%인 70억 명은, 단순한 믿음을 넘어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종교 생활을 한다. 공고생은 아직도 나머지 13%에 속하는 외톨이다.


라히마 캠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슬람 모스크가 있었다.

"알라 아크바 ~~~ 아스 살라투 카이런 민 안 나움~"

아잔|Adhan|이라고 칭하는 첫 기도 시간을 알리는 맑은 외침이 사막의 아침을 깨운다. 흰 실과 검은 실을 구분할 수 있는 시간에 아침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이나 날이 밝으면 뛰어 나가는 중동 건설 노동자나 삶은 고달프다. 혹시라도 아침잠 보다 기도나 노동이 즐거우신 분은 예외이다.


사막에서 석유가 나오기 전에는, 무에진|Muezzin|이라 불리는 사람이 모스크의 첨탑|미나렛|에 올라 외쳤지만, 지금은 고성능 앰프와 스피커가 대신한다. 목청껏 외치는 아잔을 번역하면 이러하다.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그리고 아침 기도시간에만 추가하는 특별 멘트도 있다. "기도가 잠보다는 훨 낫당께~"


잠이 덜 깬 중동 건설 노동자에게는 모스크에서 틀어대는 아잔이나,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나 그놈이 그놈이다.

“오늘도 오일 달라 메타기는 또각또각 돌아간다 아이가.”

모두가 뛰쳐나간 숙소에서 꼬래비로 일어난 뚱뚱한 비계공 최 씨 아저씨, 안전화 끈을 졸라매며 궁시렁 거린다.


이슬람교의 탄생

무함마드가 40대쯤 동굴에서 히라산|Hira|¨ 동굴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천사 가브리엘|Gabriel이 나타난다. "예언자 무함마드여!, 동포들에게 알라신의 계시|코란|를 선포할 사명을 전 하노라." 코란 96장에 기록된 믿거나 말거나 이다. 神은 예수를 통하여 복음을 선포하고, 예수가 태어나기 1250년 전에 모세에게 율법을 주고, 예수가 태어난 후 600년쯤엔 무함마드에게 계시를 내린 것이다. 그리고 모세와 예수 중간 사이에 또 다른 神은 네팔에 사는 싯다르타 가우타마에게 깨달음을 내린다.

¨히라산:우디아라비아 메카|Makkah| 근처에 있는 작은 산


전 세계 모든 종교가 그들이 믿는 신은 전지 전능하고 유일신일뿐더러, 믿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져 영원 무궁히 괴로움을 받게 된다고 겁을 준다. 미국의 고생물학자,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과학과 종교를 서로 다른 영역의 진리 탐구"로 말한다. 과학은 자연 세계의 사실을 다루고, 종교는 도덕, 의미, 목적을 다룬다"는 설명이다. 죽음을 앞둔 언저리에, 인간 존재의 미미함을 느끼며 종교에 귀의할 수도 있지만, 공고생은 과학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사실은 헌금, 희사, 보시 이런 나눔의 수행이 부담스럽다.


무슬림이라면, 5주와 5행이 있다.

첫 채는 신앙의 고백|깔리마 따이바|이다. 무슬림이 되는 길은 이슬람 사원 이맘을 찾아가 "알라 외는 신이 없고, 무하메드는 알라의 사도이시다." 선서만 하면 무슬림이 된다. 한참 아래로 보이는 한국인도 무슬림이라고 하면 까칠한 현지인도 태도가 달라진다.


둘 채는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해야 한다. 메카를 향해 이마와 코가 땅에 밀착되도록 엎드려 예배를 드린다. 한국인 무슬림 노동자가 금요일마다 모스크에 간다고 휴일 회사에서 질책을 한모 양이다. 이를 소식을 들은, 사우디 아라비아 당국은 그 회사 직원 전체를 데리고 떠나라라는 무시시한 명령을 내린 적도 있다.


세 채는 1년에 한 번 수익금의 2.5%를 희사|자카아트| 해야 한다. 일종의 가난한 사람을 돕는 구빈세이다. 자신의 수입이나 소득의 10분의 1을 하나님께 바치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십일조에 비하면 실행 가능한 수준의 희사이다.


넷 채는 단식|사움|이다. 아랍달력으로 라마단인 9월 한 달 동안, 흰 실과 검정실을 분간할 수 없는 해뜨기 전 아침을 먹고, 해가 질 때까지 음식, 물 그리고 담배도 금지이다. 이 기간에는 한국인도 무슬림 앞에서 담배나 물도 마시면 안 된다. 라마단의 목적은 단순히 음식을 끊는 것이 아니라, 신앙적·사회적·윤리적 의미가 있지만, 과연 현대의 무슬림의 진실은 어디일까? 무슬림도 욕망과 감정을 절제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세상이다.


다섯 채는 순례(하지)이다. 무슬림은 일생에 한번 건강과 재력이 허용하는 한 메카 순례 아랍달력으로 12월 8일부터 12월 13일까지 다녀가기를 권장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확실한 관광 수입이다. 하지 순례는 매년 200만 명이 넘는 무슬림이 참여한다. 해외 무슬림에 발급되는 비자는 각국 무슬림 인구수등을 고려 할당한다. 비자 쿼터를 더 받기 위해 정부가 로비를 한다는 믿기 어려운 소문도 있다.


메카와 메디나

이슬람의 성지는 메카|Mecca| 메디나|Medina|이다. 두 성지 중 메카는 예언자 무함마드 출생하고 꾸란에 대한 첫 계시를 받은 곳이다. 메디나는 무함마드가 박해를 피해 옮겨간 곳이자 무함마드의 묘지가 있는 곳이다. 전 세계 19억 무슬림은 매일 다섯 번 사우디 메카를 향해 기도하고, 매년 약 2천만 명 이상의 순례객이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한다. 메카는 이슬람 세계의 종교 중심지이다. 622년 예언자 무함마드가, 메디나로 이주하면서 메디나가 정치의 중심지가 된다.


메카는 오늘날 현대적인 초고층 빌딩들이 카바 신전을 둘러싸고 있는 대도시가 되었다. 메카는 원래 도시가 아니라 , 한두 채의 사원으로 이루어진 성지였고, 일 년에 한 번 정도 기념일에 사람이 방문했다. 메카는 5세기쯤 꾸라이시|Quraysh|족의 통치 하에 순례장소로서 또 교역 도시로서 성장한다. 꾸라이시 족의 꾸사이 이븐 키랍이 이슬람을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조상이다.


무함마드가 알라로부터 계시를 받아 우상 숭배 타파, 평등과 평화를 강조하는 이슬람 종교를 완성하자, 메카의 터줏대감이자 상류층인 우상숭배자들의 박해와 위협이 뒤따른다. 특히 무함마드를 지지하던 재벌 아내 카디자와 숙부 아부 탈리브가 사망한 후, 생명의 위협을 느끼자, 622년 메디나로 작전상 후퇴한다. 이것을 헤지라|Hegira| 라 하며 이슬람 원년으로 삼고 있다. 메디나에서는 이슬람 공동체|움마, Ummah|를 세우고 독자적인 사회·정치·종교적 삶을 조직할 수 있었다.


무함마드는 630년 약 1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메카로 진격한다. 압도적인 병력과 전략 덕분에 큰 저항 없이 무혈 입성한다. 메카 무혈입성|Fath Mecca|은 이슬람 역사에서 결정적 사건 중 하나로, 무함마드와 무슬림들이 고향 메카를 전쟁 없이 평화롭게 되찾은 사건이다. 평화의 사도 모함마드는 무함마드는 과거 자신과 공동체를 박해했던 메카 사람들을 대부분 용서한다. “오늘은 너희에게 책망이 없다”라고 선언하며 복수하지 않는다. 카바신전 안에 있던 수백 개의 우상들을 파괴하고, 오직 알라 신앙|유일신 신앙|만을 회복시킨다.


엎드려 절하는 곳 마시짓|Masjit|

한민족은 종교만큼은 수용성이 아주 남다르다. 1700년간 불교가 융성하던 나라에서, 기독교는 선교 100주년이란 짧은 시간에 1,000만 명이라는 신자를 얻고, 가톨릭이 들어온 지 200년 선교 활동에 350만 명이라는 신자를 얻었다. 전국 방방곡곡에 다섯 집 걸러 한집이 聖地이고, 혹시나 신께서 밤에는 보시기 어려울까 빨간 네온사인으로 단장도 한다. 또 한국인 메시아가 설립한 종교는 일본, 미국등 여러 나라에 300만 신도를 자랑한다. 무당이나 점술도 있다.


현업시절, 주요 고객은 태국,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란, 시리아, 터어키, 이집트, 수단, 우즈베키스탄등이었다. 대부분이 이슬람 국가이다. 태국 남부 지방을 여행하던 중, 늦은 오후에 작은 시골마을 이슬람 사원을 만났다. 부드러운 석양빛이 사원을 감싸고, 넓은 마당에는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또래 친구들과 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신의 존재와 진리에 대한 어떤 깨달음을 경험하는 듯한 평온함이 찾아왔다. 폭력적이다, 폐쇄적이다라는 이슬람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태국은 불교 국가지만, 말레이시아 국경 부근 남부 지역에는 무슬림 인구가 많음.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카메라를 꺼내, 모스크와 어린 무슬림을 소재로 플레이밍을 하였다. 그리고 "엎드려 절하는 곳"이라는 주제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3년에 걸쳐 사진작업을 한다. 시골의 작은 모스크와의 만남은, 내가 알고 있던 이슬람교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 낯설 줄만 알았던 그 공간은 뜻밖에도 편안하고 따뜻했다. 그 순간은, 마음 깊은 곳을 어루만져 주는 조용한 카타르시스였다.




참고 문헌 및 인용 관련 정보는 머리글에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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